이란이 미국의 주요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미국-이란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JD 밴스 부통령이 17일 저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번 주 핵협상에서 미국의 ‘레드라인’을 해결하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 사용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평화적으로 협상을 통해 진전을 볼 수 있다는 믿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과 핵 협상을 진행했고,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논의가 건설적이었고 기본 원칙에 대한 일반적 합의가 도출됐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밴스 부통령의 폭스뉴스 발언은 같은 상황을 180도 다르게 해석한 것이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잘 진행됐고, 양측이 이후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며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대통령이 설정한 몇 가지 레드라인을 이란이 아직 인정하고 해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이 매우 분명하다”고 했는데요. “우리는 매우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통령은 이를 사용할 의지를 보여왔다”는 말까지 꺼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악시오스는 현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서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도했는데요. 지난 1월에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때와 달리 본격적인 ‘전쟁’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시나리오에 의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불안감은 크게 자극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 이미 에이브러햄 링컨 호를 배치했고요. 제럴드 포드 호도 이 지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직접 밝히면서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란 측에서도 미국과 합의를 원하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전쟁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러시아 군함이 목요일 예정된 군사 훈련을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에 도착해 이란 항구 도시 반다르압바스에 정박했다고 이란과 러시아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유가가 크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현재 WTI 1개월 선물 가격은 65달러대 중반을 넘어서서 전날보다 5% 이상 상승했습니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7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이는 어제보다 4.7% 가량 뛴 가격입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