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스타 경영인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반도체 인력을 콕 집은 스카우트전에 나섰다. 머스크는 자신의 SNS 계정에 태극기 이모티콘들과 함께 테슬라코리아가 최근 게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리트윗했다. “한국에 있는 AI 반도체 설계·생산·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테슬라에서 함께 일하자”라고도 썼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반도체 인재 유치에 뛰어든 것은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필수적인 AI 반도체 기술을 자체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칩 메이커들에만 의존했다가는 반도체 조달에 큰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고 보고, 미국에 전용 팹을 두고 스스로 AI 반도체를 설계·생산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엔지니어가 대상이다.
한국 반도체 인력을 노리는 미국 빅테크는 테슬라만이 아니다. 엔비디아와 구글, 브로드컴 등도 26만달러(약 3억7500만원) 수준의 연봉과 별도 주식 보상까지 제시하고 있다. 메타가 오픈AI 인재에게 1억달러의 보너스를 제안했음을 감안하면 AI 고급 인재의 몸값은 더 치솟을 전망이다. 미국 빅테크들의 인력 스카우트전은 우리 기업들에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타깃인 S급 인재들이 빠져나가면 오랜 기간 축적한 고유의 기술 유출과 더불어 기술 전수의 맥마저 끊길 수 있다.
미국 일류기업의 매력적인 이직 조건을 애사심이나 애국심에 호소해 막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중국의 ‘천인계획’처럼 해외 인재 유턴을 유도하기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더라도 우리 반도체 기업이 인재사관학교로 전락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파격적 인센티브 시스템이 필요하다. 철저한 직무성과 중심의 보상체계가 뿌리내려야 한다. 미국 빅테크들의 고액 연봉은 새벽 1~2시까지 일하는 고강도 업무에 대한 보상 성격도 강하다. 주 52시간제 예외로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받을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머스크의 ‘태극기 인재 유치전’으로 우리 기업과 정부의 임금 체계 개편 필요성이 더 절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