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총 16조원을 들여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등 강북 지역의 교통 인프라를 대거 확충하고, 산업·일자리 거점을 조성하기로 했다. 강남권 주요 개발 사업장에서 받은 공공기여금 등을 강북 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를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을 꾀하고, 서울의 새로운 ‘경제 엔진’을 가동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같은 내용의 ‘다시, 강북 전성시대 2.0’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19일 발표했다. 기존 1.0 사업에 12개 과제를 추가해 ‘강북 대개조’를 실현하는 게 핵심이다. ◇강북횡단선, 재추진 기반 마련
강북 전성시대 2.0 프로젝트 중 8개 과제는 교통 인프라 구축 관련 사업이다.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 20.5㎞ 구간에 왕복 6차로의 강북횡단 지하고속도로 건설을 2030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공사 중인 동부간선도로 15.4㎞ 구간(월계IC~대치IC) 지하화 사업도 2029년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서북-동남축과 동북-서남축 지하도로도 장기적으로 검토한다.
강북권의 지하철역 한 곳당 이용 인구는 평균 5만6000명으로 강남권(2만6000명)보다 두 배가량 많다. 교통 격차 해소를 위해 강북권 철도망도 한층 촘촘하게 깔 예정이다. 2024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한 강북횡단선(청량리역~목동역)의 경우 사업성을 개선해 재추진 기반을 마련한다. 동북선(왕십리역~상계역·2027년 개통 예정)과 우이신설 연장선(솔밭공원역~방학역·2032년), 면목선(청량리역~신내역·2033년), 서부선(새절역~서울대입구역·2034년) 같은 철도 건설사업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강북 지역 노후 지하철역 20곳을 대상으로 환경 개선사업도 추진한다. 삼표레미콘 부지(성동구)와 세운지구 녹지생태도심(종로구),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구),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중구) 등 네 개 사업을 강북권 산업·일자리 거점에 추가해 차질 없이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권역별 주요 경제 허브를 만들 방침이다. S-DBC(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와 서울아레나는 동북권의 신성장 축으로 꼽히고, 서북권에선 DMC 랜드마크 부지와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이전 부지를 연계 개발해 첨단산업 허브로 키울 계획이다. ◇4.8조 ‘강북시대 기금’ 조성서울시는 강북 전성시대 2.0 사업에 총 16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비(2조4000억원)와 민간투자(3조6000억원)로 6조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10조원은 시비로 충당한다. 시비 중 5조2000억원은 재정투자분이고, 나머지 4조8000억원은 ‘강북전성시대 기금’(가칭)을 신설해 채운다. 현금으로 받은 사전협상 공공기여금(2조5000억원)과 공공용지 부지매각 대금(2조3000억원)이 기금 재원으로 활용된다.
현금 공공기여는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등 강남권 개발사업장에서 확보한 공공기여금 일부도 강북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광역 사용이 가능한 공공기여 현금 비중을 기존 30%에서 70%로 확대하는 등 사전협상 제도를 손볼 예정이다. 동남권역에 집중된 사전협상 대상지도 강북권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강북권 3대 사전협상 대상지’로 불리는 삼표레미콘 부지와 동서울터미널(광진구), 광운대역세권 부지(노원구) 등의 개발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강북권 상업지역을 늘리기 위한 제도 개편에도 나선다. 도심·광역중심 및 환승역세권(반경 500m 이내) 거점에 상업·업무·주거 기능이 복합된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을 도입한다. 비주거 용도를 50% 이상 확보할 경우 용적률(일반상업지역 기준)을 기존 최대 800%에서 1300%로 완화한다. 통일로·도봉로·동일로 등 폭 35m 이상 주요 간선도로변에선 ‘성장잠재권 활성화사업’을 새로 추진한다. 공시지가가 낮은 8개 자치구에선 역세권 활성화사업 등의 공공기여 비중을 증가한 용적률의 50%에서 30%로 낮춰줄 계획이다. 오 시장은 “짧게는 4년 뒤에 교통, 산업, 일자리가 어우러진 완전히 새로운 강북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혁/손주형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