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CL과 하이센스가 전 세계 TV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삼성전자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삼성전자 점유율과 비교할 경우 2~3%포인트 차이에 불과할 만큼 영향력을 확장한 결과다.
20일 한경닷컴이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TV 시장에서 연간 출하량 기준 점유율 15%로 1위를 유지했다. 이 기간 TCL은 13%로 삼성전자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하이센스도 12%를 기록해 선두 자리를 위협했다. LG전자는 9%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삼성전자·LG전자 합산 점유율은 24%로 TCL·하이센스(25%)보다 1%포인트 뒤처졌다.
지난해 12월 한 달만 놓고 보면 TCL이 13%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제치고 16%로 선두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1월부터 11월까지 줄곧 선두를 지키다 12월, TCL에 밀려났다. 삼성전자 출하량은 전년도 같은 달보다 8%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전달과 비교해 4%포인트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월 출하량은 1년 전보다 1.6% 증가했다. TCL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중국,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출하량을 큰 폭으로 늘렸다. 북미·서유럽 출하량 감소분을 상쇄하면서 1년 사이 출하량을 10% 늘린 것이다.
밥 오브라이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디렉터는 "TCL은 수개월간 점유율을 확대해 왔고 연말 출하 급증이 12월 삼성 추월로 이어졌다"며 "비록 한 달간의 성과지만 TCL은 전년 대비 지속적인 출하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삼성은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TCL이 소니와의 협력을 통해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입지를 점진적으로 강화한다면 향후 삼성에 더 큰 경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북미·남미에서 전년보다 출하량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서유럽과 중동·아프리카에서 출하량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볼 경우 삼성전자 출하량은 전년보다 2% 늘어 TCL을 앞섰다.
하이센스는 지난해 12월 월간으로도 3위를 기록했다. 출하량은 전년 대비 23% 줄었다. 중국 시장에선 1위를 달렸지만 이 기간 출하량이 전년보다 18% 줄면서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은 "12월 기준 TCL의 글로벌 TV 출하 점유율 확대는 연말 계절성과 지역별 수요 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특정 월의 출하량은 재고 조정 및 물류 일정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삼성은 2025년 4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여전히 선두 지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