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너의 계절에' 이성경, 채종협이 '도파민'을 뛰어넘는 ''스며듦'과 앓이'로 경쟁작과 맞서겠다는 각오다.
이성경은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금토드라마 '찬란한 너의 계절에'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MBC '역도요정 김복주'로 첫 타이틀롤을 얻었는데 그때도 경쟁 라인업이 장난이 아니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작품을 만들 때 변함없는 마음인 거 같다. 결과는 시청자분들에게 부끄러움 없이 잘 만들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작품에 임하는 포부를 전했다.
'찬란한 너의 계절에'는 매일 신나는 여름방학처럼 사는 남자 '찬'과 스스로를 겨울에 가둔 여자 '란'이 운명처럼 만나 얼어 있던 시간을 깨우는 예측 불허 '찬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동시기에 흥행 행보를 이어가는 유연석 주연의 SBS 새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 하정우의 19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이목을 끈 tvN 새 주말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 편성됐다는 점에서 치열한 시청률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더불어 '찬란한 너의 계절에'는 순간 시청률이 17%(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치솟으며 방영 내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던 '판사 이한영'의 후속작인 만큼 영광을 이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출을 맡은 정상희 PD는 "전작이 잘 나와서 기쁘고 그걸 잘 이어가고 싶다"며 "경쟁작들과 결은 다르지만 완성도, 대중성은 충분히 뛰어나서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성경은 "적어도 확실한 건, 우리 작품은 '앓이'를 할 수 있는, 그리고 '깊은 앓이'가 될 거라는 점"이고 말했고 채종협은 "우리 작품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섬세한 감성이 있다. 저희만의 색깔과 냄새와 감성으로 스며들고 싶다"고 소개해 호기심을 끌어올렸다.
이성경은 극 중 국내 최고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 '나나 아틀리에'의 수석 디자이너 송하란 역을 맡았다. 하란은 과거의 깊은 상처로 누구도 쉽게 들이지 않는 단단한 방어막을 치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차갑고 완벽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소중한 사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채종협은 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소속 애니메이터 선우찬 역으로 분한다. 선우찬은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주변을 이끄는 인물이지만 그 이면에는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않는 아픈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이성경은 "답이 정해지지 않은 촘촘한 서사들이 깔려 있다"며 "두 사람의 이야기뿐 아니라 가족들의 서사와 많은 감정들을 보면서 공감하고 감동하면서 보실 수 있을 거 같아서 기대하고 있다. 또 각각의 캐릭터들도 모두 살아 숨 쉰다는 점에서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채종협은 "한국에서 연기하는 게 꽤 오랜만인데 나름대로 데뷔하는 느낌으로 연기한다고 말하면서 현장에서도 매 순간 작은 디테일까지 잡고 가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며 "전 이 작품을 로맨스라기보다는 성장사라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든 겨울과 같은 시기가 있지 않나. 서로가 서로에게 그렇게 스며드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채종협과 이미숙의 로맨스뿐 아니라 영화 '겨울 나그네' 이후 40년 만에 재회하는 이미숙, 강석우의 만남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미숙은 극 중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세대 패션 디자이너이자 '나나 아틀리에'의 수장 김나나 역을 맡았다. 단호한 원칙과 완벽주의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김나나는 등장만으로도 공간의 공기를 바꾸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지닌 인물이다. 냉정한 판단력과 예리한 통찰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이자 세 손녀를 책임져온 그녀는 뜻밖의 계기를 통해 오래도록 묻어두었던 첫사랑과 재회하며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한다.
강석우는 조용한 골목에서 카페 '쉼'을 운영하는 바리스타 박만재로 분한다. 정년 퇴임 후 느린 호흡의 일상을 살아가는 만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며 그 자체로 위로가 되는 어른이다. 늘 한결같은 온기와 여유를 지닌 그는 단골 손님 송하란을 통해 오랜 인연 김나나와 인생 두 번째 봄을 보낸다.
이미숙은 "황혼에 접어든 우리도 찬란한 계절을 맞이할 수 있다는 포인트가 있더라"라면서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강석우는 "'종말의 바보'가 끝나고 성적이 안 좋아 배우로서 연기는 끝이 아닌가 생각도 했고 제 또래 배우들도 대사 외우는 것에 어렵다는 얘기도 듣고 저도 예외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끝이다' 싶었다"며 "그래도 연출자를 만나고, 이미숙 씨가 출연한다는 얘기에 40년 전에 마무리 못한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다. 이전 같은 가슴 떨림은 없지만 영화를 봤던 팬들에게도 40년 후의 우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기를 그만하겠다는 생각을 접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숙도 "40년 전 만난 이후 이상하게 그 이후에 만날 기회가 없었다"며 "그 세월이 그렇게 길었던 거 같진 않았고 그러고 나서 이번에 같이 하는데 이전에 함께한 게 있으니 너무 호흡이 잘 맞더라"고 했다.
이어 "참 어른스럽다. 노인네 소리 듣기 쉬운데 어른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강석우는 "이 사람아 내 나이가 70이다"고 응답해 폭소케 했다.
또 "이 나이 때엔 누군가의 할머니, 어머니로 서사가 그려지는데 철저히 나의 의지와 나의 서사로 극이 그려진다"며 "굉장히 적합한 사람끼리 만난 거 같다"고 소개하며 호기심을 끌어올렸다.
한편 '찬란한 나의 계절에'는 오는 20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