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여 총장 승부수 “AI는 학습도구”…가천대, 과제·시험까지 허용

입력 2026-02-19 09:44

가천대학교가 교수부터 학생까지 교육 전 과정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전면적 교육 혁신에 들어갔다. 생성형 AI를 금지 대상이 아니라 핵심 학습 도구로 인정하고, 활용 능력 자체를 평가 기준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이 '암기·코딩 중심'에서 'AI 협업 기반 문제 해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19일 가천대에 따르면 가천대는 교수 역량이 AI 교육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고 교수 대상 교육을 대폭 강화한다.

지난 겨울방학 동안 교수 60명을 대상으로 하루 4시간씩 4주간 총 64시간의 'AI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단순 도구 사용 교육이 아니라 전공 수업 설계와 평가까지 AI를 통합하는 실전형 과정으로, 참가 교수에게는 1인당 500만원의 강의 개발비를 지원했다.

가천대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AI 기초 교육도 의무화했다. 2024년부터 연간 약 8000명이 AI 기초 교양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했으며, 학점도 4학점에서 최대 8학점까지 확대했다. 인문사회·예체능 등 비전공자도 활용할 수 있도록 AI 개론, 기초 프로그래밍, 딥러닝·생성형 AI 활용 등 3단계로 교육과정을 설계한다.

AI 관련 교과목도 빠르게 늘어 2024년 122개 강좌에서 2025년 208개로 증가했으며, 올해 1학기에는 전년 대비 133% 늘어난 191개 강좌가 개설됐다.

가천대는 수업뿐 아니라 과제와 시험에서도 AI 활용을 단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대표 사례는 프로젝트 집중형 교육인 'P-학기제'로, 학생들은 AI를 활용해 맞춤형 신발 제작, 자율주행 차량 개발 등 실제 산업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AI 관련 학과에서는 평가 방식 자체를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코드를 작성했는지가 아니라, AI를 활용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평가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대학 측은 이를 위해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AI 활용 교육 혁신 TFT'를 구성해 과제 유형, 시험 방식, 윤리 기준, 표기 방식 등을 학문 분야별로 세분화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3·4학년과 AI 관련 학과에 적용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길여 총장은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이라며 "교수 교육부터 평가 방식까지 대학 교육 전반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