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키운 김형석, 옥스퍼드 손잡고 K-컬처 교육과정 개발

입력 2026-02-19 08:41
수정 2026-02-19 08:42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형석이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와 협업해 K-팝을 비롯한 K-컬처에 기반을 둔 새 교육과정을 개발한다.

19일 작곡가 김형석과 옥스퍼드대 정치국제관계학부 산하 '옥스퍼드 캐릭터 프로젝트'는 '키사스'(KISAS·Korean International School of Arts and Sciences) 교육 프로그램 지원과 한국 예술교육 분야 인성·리더십 연구에 협력하는 협약을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김형석은 가수 이문세, 임재범, 인순이, 김광석뿐 아니라 신승훈, 성시경, 엄정화, 김건모 등 수많은 유명가수들의 명곡을 다수 작곡했다. 특히 그룹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등 글로벌 아이돌 그룹이 속한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의 음악적 스승으로 알려졌다.

김형석은 앞서 2024년 옥스퍼드대의 한국어 교육에 자신의 1400여 곡 사용을 허락했고, 옥스퍼드대 방문 연구자로 활동해 왔다. 옥스퍼드 캐릭터 프로젝트는 다양한 부문에서 현명하고 윤리적이면서 영향력 있는 리더를 양성하는 걸 목표로 한다.

양측은 한류를 바탕으로 한 창의 교육과 인성·리더십 교육을 접목한 초중등 커리큘럼을 만들게 된다. 이 과정을 김형석이 한국에 만들 KISAS에서 사용하는 한편, 옥스퍼드대에서 맞춤형 여름 캠프를 열어 인증서도 수여한다.

이 교육과정은 현재 많은 한국 매니지먼트사에서 K-팝 아티스트를 배출하기 위해 이뤄지는 연습생 과정과 달리, K-컬처를 활용해 예술과 인문학을 가르치며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젊은 리더와 창작자를 양성하는 것에 방향성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옥스퍼드 캐릭터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에드 브룩스 교수는 연합뉴스에 "이 커리큘럼은 젊은 예술가 양성에 있어 목적과 회복 탄력성, 공감, 책임감 등 덕목에 대한 성찰로 예술적 우수성을 보완하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하면 곡 하나를 몇십 초 만에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에 세계 정상에 오른 K-팝의 미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김형석의 고민과, 현명하고 윤리적으로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옥스퍼드대의 생각이 맞아떨어지면서 프로젝트가 진행되게 됐다.

김형석은 "K-팝 너머(Beyond K-pop)는 무엇인가, AI가 모든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대에 후세에 뭘 가르쳐야 할 것인가 고민 끝에 교육을 생각했다"며 "AI 시대에는 '나는 누구이고 나는 무엇을 할 건가'라는 본질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예술과 인문학, 철학이 결합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학교로서 KISAS를 만드는 방안과 한국에서 운영 중인 기존 국제학교에서 KISAS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안 등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양측은 향후에는 이 커리큘럼에 대해 세계적으로 적용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의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 비상업적으로 배포한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브룩스 교수는 "K-컬처는 이미 글로벌 리더십의 한 형태로, K-컬처 아티스트는 국경을 넘어 정체성을 형성하고 가치에 영향을 미치며 큰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이번 파트너십으로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운동 중 하나(한류)에 관한 담론에 학문적 깊이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