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아니면 안 사요'…다이소 화장품 난리나더니 결국

입력 2026-02-19 07:44
수정 2026-02-19 09:12

국내 뷰티 시장의 가격 공식이 재편되고 있다. 1만~3만원대가 주류였던 기초·색조 화장품 시장에 다이소를 중심으로 1000~5000원대 초저가 제품이 빠르게 침투하며 소비 지형을 흔드는 분위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의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은 최근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매출이 전년 대비 85% 증가한 데 이어 2024년에는 144% 급증했다. 2025년에도 약 70% 늘어났으며, 올해 1월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품군도 대폭 확대됐다. 2022년 말 7개 브랜드 120여종에 불과했던 화장품 품목은 올해 1월 기준 160여개 브랜드, 1700여종으로 늘어났다. 과거 '임시 대체재'로 인식되던 저가 화장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통해 가성비 트렌드와 결합하며 주류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변화에 발맞춰 뷰티 대기업들도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통해 초저가 채널 대응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2024년 9월 론칭한 다이소 전용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가 입점 4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개를 돌파하며 연착륙했다. LG생활건강도 다이소 전용 'CNP 바이 오디-티디'를 운영 중이다. '스팟 카밍 젤' 등 일부 제품은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대기업들이 초저가 채널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미래 잠재 고객' 선점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라인을 보유한 대기업 입장에서 다이소는 수익성보다는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시장"이라며 "1020 세대가 저렴한 가격으로 브랜드를 먼저 경험하게 해 향후 구매력이 높아졌을 때 상위 라인업으로 유입되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초저가 제품을 통해 브랜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장기적인 충성도를 쌓겠다는 복안이다. 유통 채널 간 가격 간극 관리라는 과제가 남았지만, 장기 고객 확보를 위한 다이소 발 초저가 전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