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8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소방관들이 개정 근로기준법을 근거로 추가 수당을 요구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전국 소방공무원들이 제기한 유사 소송 중 첫 사례로, 향후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행정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소속 공무원 392명이 강원도를 상대로 낸 1억9600만원 규모의 임금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8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에 대해 어떤 규정을 적용하느냐였다. 소방관들은 2018년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근거로 "8시간 초과 휴일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100%를 가산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며 이미 받은 시간외근무수당(50%) 외에 나머지 50%를 추가로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강원도는 소방관과 같은 현업공무원은 공무원 수당 규정과 보수 지침이 우선 적용되므로, 시간외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을 중복으로 지급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강원도의 손을 들어주며 '근무조건 법정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공무원의 임금은 국민 세금으로 이뤄진 예산 체계 안에서 지급되는 만큼, 일반 근로관계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소방관들의 주장을 기각하며 "결국 공무원의 8시간 초과 휴일근로에 관한 추가적 보수 지급 여부는 우리 사회의 경제 상황이나 담세 능력, 공무원의 근로조건에 관한 국민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법자가 입법을 통해 해결할 입법 정책적 문제에 해당하고 사법부가 창설적 해석을 통해 결정할 사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공무원 역시 근로자적 성격을 가지긴 하나, 그 재원이 국가 예산에서 지출되는 공적 급부라는 점에서 근로기준법은 근무조건 법정주의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소방관의 근로자적 성격을 인정하면서도, 보수 체계만큼은 국가 예산의 공공성과 입법부의 재량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법부의 판단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