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봇'에 '손자봇'까지…세계 발칵 뒤집은 中 로봇쇼

입력 2026-02-18 17:30
수정 2026-02-19 01:28

중국이 올해 춘제(설)를 통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술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인간의 피부 질감과 눈동자 움직임까지 동일하게 구현한 바이오닉 로봇부터 360도 회전 돌기가 가능한 ‘군무봇’, 집안일을 능숙하게 해내는 ‘집사봇’까지 대거 선보이며 레드테크(중국의 최첨단 기술)를 한껏 뽐냈다.

18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지난 16일 방영된 춘제 특집 프로그램 춘완의 동시 시청자는 7억 명에 달했다. 매년 춘제 전일 방송하는 춘완은 국가적 과제를 무대로 연출해 중국 정부 산업 방향을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는 유니트리(중국명 위수커지), 갤봇(인허퉁융), 노에틱스(쑹옌둥리), 매직랩(모파위안쯔) 등 중국의 대표 로봇 기업이 참여한 무대가 전면 배치됐다.

‘할머니의 최애’라는 코너를 통해 노에틱스 로봇이 할머니의 손자로 등장해 음성과 동작에 맞춰 재롱을 부렸다. 단순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넘어선 바이오닉 로봇인 ‘할머니 로봇’까지 나와 배우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상호작용을 했다. 바이오닉 로봇이 춘완에 등장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매직랩 로봇들은 인간 가수와 함께 군무를 선보였고, 갤봇이 제작한 G1은 마이크로 영화(10분 안팎 영화) 코너인 ‘가장 잊기 힘든 오늘 밤’에 등장해 빨래를 개고, 소시지를 꼬치에 꽂는 등 집안일을 능숙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춘완에서 ‘칼군무’를 선보인 유니트리는 올해 더욱 정교화된 춤을 추고 공연을 열었다. 인간과 거의 같은 움직임의 권법과 도움닫기 후 측면 공중 돌기 등 고난도 동작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유니트리 로봇은 여러 무술 동작과 360도 회전 돌기, 도약 등을 과감하게 이어갔다. 호리병 모양 술병을 들고나와 비틀거리며 청소년들과 대련하는 취권도 선보였다.

유니트리 창업자인 왕싱싱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이 고속으로 달리는 가운데 정밀한 대형 전환과 무술 동작을 동시에 구현한 집단 제어 기술은 이번이 첫 공개”라며 “향후 물류, 제조 등 다양한 현장에서 다수 로봇을 동시에 운용하거나 개별 로봇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라고 말했다.

로봇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업의 존재감도 두드러졌다. AI 영상 생성 모델로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은 바이트댄스는 자사의 시댄스 2.0을 활용해 춘완의 일부 무대를 꾸몄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춘완을 두고 “중국의 첨단기술 산업 정책과 휴머노이드 로봇, 미래 제조업 분야를 장악하려는 중국의 야심 찬 계획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주도해온 AI 시장의 독점적 지위가 중국의 거센 ‘기술 역습’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