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누명 벗은 피겨 이해인, 시즌 최고 점수로 프리 진출 [2026 밀라노올림픽]

입력 2026-02-18 07:27
수정 2026-02-18 07:31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이해인(고려대)이 성추행 누명을 벗고 생애 처음으로 서게 된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시즌 베스트 점수를 경신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해인은 18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TES 37.61점에 예술점수 PCS 32.46점을 합쳐 70.07점을 받았다. 이번 시즌 자신의 최고점 67.06점을 3.01점 끌어올려 새로운 시즌 베스트를 작성했다.

이해인은 출전 선수 29명 중 9위를 기록, 상위 24명이 출전하는 프리 스케이팅(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해인은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점)를 안전하게 착지했지만 수행점수 GOE에서 손해를 보며 9.34점을 얻었다. 하지만 더블 악셀에서 가산점을 챙긴 이해인은 플라잉 카멜 스핀을 레벨4로 처리한 데 이어 가산점 구간에서 뛴 트리플 플립에서도 GOE를 확보하며 순조롭게 후반부 연기를 펼쳤다.

여기에 싯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스텝 시퀀스까지 모두 최고 난도인 레벨4로 처리했다.

이해인은 공동 취재 구역에서 "어제까지만 해도 긴장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긴장한 와중에도 얼음판에서 느끼는 발 감각에 더 집중했다. 큰 실수는 없었던 것 같아서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 이후 한 발로 에지를 그리면서 나오는 연결 동작을 많이 연습했지만 착지 때 날이 얼음에 박히는 통에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건 아쉽다"고 했다.

시즌 최고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 "시즌 베스트가 나와서 기뻤다"며 "요소마다 점수를 받으려고 노력했던 점에 대해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긴장이 많이 돼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그랬는데 그래도 이제 제가 연습해 왔던 것들을 믿고 미래에 어떻게 되든 저 자신을 100% 믿어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면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그때 어떻게 연습했었는지 기억을 떠올리며 연기를 펼쳤다"고 덧붙였다.

이해인은 이번 쇼트 프로그램 마지막을 심판들 앞에 포효하는 동작으로 끝냈다. 이해인은 "심판들 앞에서 연기를 마칠 수 있어 재미있었다"며 "심판들도 즐거우시라고 표정 연기를 빼먹지 않았다"면서 웃었다.

앞으로 있을 프리스케이팅에 대해서는 "모든 연기 요소에 더 신경 써야 한다"며 "오늘 좀 부족한 아쉬운 부분도 있던 만큼 프리스케이팅에선 준비했던 요소들을 빠짐없이 보여드리겠다. 프리스케이팅은 집중해야 할 요소들이 더 많아 긴장하겠지만 더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전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이해인은 김연아 키즈로 꾸준히 주목받아 왔지만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2024년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전지훈련 기간 중 숙소에서 음주를 하고 후배 선수 A에게 성적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3년의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이해인은 A와 연인 관계였음을 밝히며 반박했고 결국 법원의 징계 효력 정지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이해인은 당시 공정위 재심의에서 "피겨 선수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성추행범이라는 누명을 벗고 싶다"며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음주와 연애를 한 것을 반성한다. 평생 뉘우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