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밀항 비용으로 필로폰을 몰래 들여온 50대 쌍둥이 형제가 각가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11부(태지영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쌍둥이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앞서 형제는 지난해 6월10일 사탕 통 안에 숨겨 필리핀에서 국내로 밀반입한 필로폰 38g을 다섯 차례에 걸쳐 지인 C씨에게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필로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강간)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받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난 A씨의 라오스 밀항 비용으로 제공된 것으로 조사됐다.
동생 B씨가 필리핀에서 직접 필로폰을 구해 들여오면, 형 A씨는 자신이 차고 있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절단한 뒤 이를 집으로 데려온 길고양이에 부착해놓고 밀항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의 범행은 C씨가 형제의 밀항 계획을 경찰에 알리면서 덜미를 잡혔다.
이들 형제는 재판에서 "필로폰을 제공할 생각은 없었는데, 경찰의 정보원이었던 C씨가 먼저 밀항 비용으로 마약을 요구했다"며 경찰의 함정수사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C씨에게 자신들을 라오스로 밀항시켜주면 마약 사업을 함께 해 큰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고 먼저 제안했다"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황에 비춰보면 C씨가 밀항 비용으로 마약을 요구한 것은 당초 범의를 가진 피고인들에게 범행의 기회를 제공한 것뿐이고, 어떤 금전적·심리적 압박이나 위협 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재판 중 보석 결정을 받고 해외 도피를 시도하기 위해 마약류 수입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며 "그런데도 함정수사를 주장하며 범행을 전부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