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동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 2.0' 출시로 헐리우드를 충격에 빠트린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연구개발(R&D)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루 수십억 건에 달하는 영상·텍스트·음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추론·재생산하는 'AI 콘텐츠 공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바이트댄스는 맞춤형 AI칩 '시드칩'까지 직접 설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댄스가 단순한 영상 생성 도구를 넘어, 콘텐츠 제작·편집·기획을 통째로 대체하는 자동화 엔진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중국 정보기술(IT)·반도체 전문 매체인 IT즈자에 따르면 현재 R&D 인력이 1000명에 달하는 바이트댄스는 칩 개발자 추가 채용에 돌입할 예정이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바이트댄스의 칩 R&D팀에 현재 500여명의 AI 칩 개발자와 200여명의 중앙처리장치(CPU) 개발자가 포함돼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시댄스 2.0은 문장이나 이미지를 입력하면 짧은 영상을 만들어주는 AI 영상 생성 모델이다. 사진 한 장과 간단한 프롬프트만으로도 15초 분량의 자연스러운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 진입 장벽이 낮고 완성도가 높다는 점에서 지난해 '딥시크 모멘트'에 이어 '시댄스 모멘트'를 불러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이트댄스는 최근 AI 개발에 필요한 AI 칩을 직접 설계해 외부 의존도를 낮추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바이트댄스가 '시드칩'(SeedChip)이라는 코드명의 AI칩을 개발 중이며, 삼성전자와 위탁 생산 협력을 협의 중이라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3월 말까지 샘플 칩을 확보한 다음 AI 추론 작업용 칩을 올해 최소 10만개 생산하고 점진적으로는 35만개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바이트댄스가 플랫폼과 AI모델, 영상 생성 기술, 클라우드 인프라 확보에 이어 자체 AI칩 설계까지 성공할 경우 콘텐츠를 만들고 재학습하는 폐쇄형 생태계가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바이트댄스의 베타 테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한 핀란드의 한 비디오 게임 개발자인 스티브 롱은 "중국의 AI 영상 모델들은 매우 경쟁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스토리보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산업계는 시댄스가 텍스트만으로 영화 같은 영상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세계 사용자들을 놀라게 한 오픈AI '소라'와 구글 '비오' 등과 대등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델 성능과 별개로 저작물 무단 학습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미국영화협회(MPA)는 "시댄스가 대규모 미국 저작권 작품을 무단 사용했다"며 "바이트댄스가 창작자 권리를 보호하고 수백만 미국인 일자리를 뒷받침하는 저작권법을 무시하는것으로 침해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도 바이트댄스에 중지 요구 서한을 발송하며 시댄스가 스타워즈·마블 등 자사 보유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싱어 디즈니 대리인은 "바이트댄스는 디즈니의 지식재산(IP)을 탈취했다"며 "고의적이고 규모도 광범위해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배우·방송인조합도 시댄스가 조합원들의 목소리와 초상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실제 AI로 생성한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의 15초 분량 격투 영상이 화제가 됐다. 조합은 "시댄스가 우리 회원 목소리와 초상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도 저작권 문제"라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