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정부가 서울과 경기도의 구나 동 등 특정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핀셋 지정할 수 있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장 협의를 거치도록 해 지정 권한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공표 3개월 안에 개정안이 시행된다.
현행법은 동일 시·도 내 지역은 관할 시·도지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게 돼 있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정하려면 투기 우려 등이 있는 지역이 2개 이상 시·도에 걸쳐 있거나, 국가 개발사업 등 예외적인 경우로 국한됐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에서 정부가 서울전역과 경기 12곳을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국토부 장관이 동일 시·도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 해당 지자체로 넘어갔던 권한이 다시 정부로 확대되는 것이다. 지난해 규제 발표 이후 풍선효과가 나타난 경기 구리, 화성 동탄, 남양주 등 특정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집값 상승세가 높지 않은 서울의 노원 도봉 강북 등 지역은 핀셋으로 해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기준이 모호하던 지정 요건도 재정비한다. 땅값이 급격히 오르거나 그런 우려가 있는 지역 중 ‘지가변동률 등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1년간 집값 변동률이 해당 지역이 속한 시·도 평균보다 큰 경우 등이 해당한다. 거래량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것 역시 기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개정안은 국토부 장관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때 관할 시·도지사와 반드시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벌칙 규정도 신설했다.
정부는 당장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해제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도가 해당 구역뿐 아니라 주변 지역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서다. 정부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10·15 부동산대책 당시 지정 지역이 1년간 유지되는 게 기본 전제”라며 “지난해와 같은 집값 급등 시기에 발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 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