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명일동 일대에선 재건축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명일 4인방’이라 불리는 신동아·우성·한양·현대를 비롯해 삼익그린2차, 고덕주공9단지 등 노후 단지도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명일동이 고덕동, 둔촌동과 더불어 강동구를 대표하는 신흥 주거타운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특히 명일한양이 관심을 끈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적용받아 사업성을 대폭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란 기반 시설과 대중교통 인프라가 좋은 역세권 사업장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완화해 주는 제도다. 대신 용적률 확대로 늘어나는 주택 물량의 일부를 공공분양으로 내놓아야 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이 제도를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명일한양은 명일동 재건축 단지 중 유일하게 역세권 특례를 받았다. 1986년 지상 15층, 540가구 규모로 지어진 명일한양은 300% 중반대의 용적률을 확보하게 됐다.
작년 10월 공개된 정비계획 공람안에 따르면 이 단지는 용적률 360%를 적용받아 최고 49층, 1160가구로 재건축된다. 임대와 공공분양을 합쳐 317가구를 공급하는 걸로 계획됐다. 하지만 서울시 심의 과정에서 용적률이 340% 수준으로 다소 하향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건축 규모는 49층, 1087가구 규모로 조정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임대주택은 149가구고, 공공분양 물량은 110가구다. 참고로 공공분양은 이익공유형, 지분적립형 등 유형으로 공급된다.
이정재 명일한양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받으니 가구당 분담금이 약 1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됐다”며 “공공분양주택 건축비(인수가격)를 임대주택보다 유리하게 쳐주는 것도 역세권 특례를 선택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명일한양이 용적률 특례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입지적 특징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먼저 단지 바로 앞에 수도권 지하철 9호선 한영외고역이 들어온다. 이로 인해 역세권이란 조건을 갖추게 됐다.
1000가구 이상 대규모 정비사업엔 공원 기부채납이 의무화돼 있다. 이 공원 부지를 확보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명일한양은 단지 중간에 은하수공원이 있고, 동남로 쪽 완충 녹지를 부지에 편입했다. 이 때문에 녹지공간 마련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인근 재건축 단지 중 A 아파트는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신청하고 싶어도, 이 녹지 확보 문제 때문에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안에 상가도 39실 정도 있다. 그러나 상가 조합원은 3명뿐이라고 한다. 한 조합원이 여러 개 상가를 들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재건축 사업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상가 복병’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민들은 앞으로 사업이 순탄하게 흘러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달 정비구역 지정이 예상된다. 오는 6월께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고, 연말엔 조합 설립을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타임라인대로라면 내년 시공사 선정도 가능할 전망이다.
인프라 경쟁력은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5호선 고덕역이 인접해 있는데, 향후 9호선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급행이 들어서는 고덕역과 일반열차가 다니는 한영외고역이 두루 가깝다는 게 특징이다. 지역에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가 고덕역에 들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명일동 학원가가 단지 바로 위에 있다. 명원초교, 대명초, 한영중, 명일여고, 한영고, 한영외고 등 교육시설이 인접해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강동아트센터, 이마트, 명일근린공원 등도 근처에 있다.
명일한양은 한때 바로 옆에 있는 고덕현대와 통합 재건축을 추진했다. 그러다 당시 재건축 속도가 빨랐던 고덕현대 내부 이견 등으로 결국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다시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만약 동일한 시공사가 두 사업장을 모두 수주한다면 향후 브랜드 통합은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