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LG家, 소송전 이제 접고 가족간 협의로 갈등 끝내야

입력 2026-02-12 17:43
수정 2026-02-13 00:07
서울서부지법이 어제 LG가(家) 세 모녀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3년간 10차례의 변론준비기일과 4차례의 변론기일이 이어졌고 5명의 전·현직 임직원이 증언대에 선 소송전이 일단락된 것이다. 법원은 상속재산분할협의서가 유효하게 작성됐고 그 과정에서 기망 행위도 없었다고 명확히 판시했다. 세 모녀 측이 주장한 핵심 쟁점을 법원이 모두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구 회장의 일방적인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지금 LG그룹이 처한 현실은 ‘엄중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긴박하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가전 경쟁 심화로 9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 캐즘’으로 1220억원의 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석유화학 등 전통적 주력 사업 역시 중국에 따라잡히며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 긴 소송 끝에 인적·무형적 손실이 고스란히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 탓일 것이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총수가 가족 내 법적 분쟁에 계속 끌려다니는 것은 기업은 물론 국가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LG는 인공지능(AI), 2차전지, 미래차 전장 등 우리 첨단산업의 핵심 축을 담당한다. 세계 26만 명의 임직원이 사활을 걸고 미래 먹거리 확보에 매진해도 모자랄 판이다. 시장과 주주들이 이번 판결을 계기로 LG가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내고 강력한 리더십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는 그간 ‘인화(人和)’의 가치를 중시하며 잡음 없는 승계 전통을 이어온 기업으로 꼽혔다. 가족 간 문제는 대화와 협의로 푸는 것이 가장 LG다운 방식이다. 이번 판결을 통해 구 회장 상속의 정당성이 확인된 이상 이제는 세 모녀 측도 대승적 차원에서 소모적인 법정 공방을 끝내야 한다. 구 회장도 오롯이 그룹의 밝은 미래를 위해 경영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