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4심제' 강행처리에…靑오찬 무산, 대미투자특위 파행

입력 2026-02-12 17:42
수정 2026-02-12 17:43

12일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간 오찬 회동이 무산됐다. 민주당이 야당 반대에도 ‘4심제 논란’이 있는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장 대표가 항의성으로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회동 1시간 전 불참 통보
장동혁 대표는 이날 낮 12시로 예정된 오찬 1시간 전인 오전 11시께 청와대에 불참을 통보했다. 이날 계획된 이 대통령과 정 대표, 장 대표 간 오찬은 5개월 만의 회동 일정이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민생 현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다수의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자 결국 불참을 결정했다. 장 대표는 불참 결정 후 연 기자회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사법 시스템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일이 벌어졌다”며 “오늘 가면 사법 시스템이 무너져내리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것을 덮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오찬 회동이 무산되자 민주당 정 대표는 장 대표를 비난했다. 정 대표는 SNS에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장 대표)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무슨 결례인가”라고 썼다.◇아쉬움 드러낸 청와대청와대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며 “그런 점에서 취지를 살릴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깊은 아쉬움을 전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이 취소된 사실을 보고받은 뒤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고 홍 수석은 전했다. 다만 여야 수뇌부와 직접 머리를 맞대고 정국 경색을 풀고 국정 속도감을 높이려던 이 대통령의 계획에 암초가 나타나면서 이 대통령의 고심은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여권 한 관계자는 “사법개혁 법안은 설 연휴 이후 본회의에 부의하면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까지 고려해도 이달 통과가 충분했다”며 “이번 사태로 이 대통령의 협치 노력이 물거품 된 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한미관세후속 입법도 중단이날 첫 회의가 열린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회의도 파행을 겪었다. 특위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어제 법사위에서 국익에 도움 되지 않는 법안들이 강행 통과됐다”고 항의하자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며 회의가 중단됐다. 정태호 민주당 대미특위 간사는 여당 위원 7명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설 연휴 기간엔 (법안)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국민의힘 지도부의 정치적 대응으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항의했다.

여야 합의로 탄생한 특위는 활동 기한이 다음달 9일까지로 길지 않다. 다만 특위는 오는 24일 예정대로 특별법 입법공청회를 열어 유관 부처와 산업계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안대규/이시은/정상원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