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자가격표시기(ESL) 시장의 무게중심이 유럽에서 북미로 이동하는 가운데, 솔루엠이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솔루엠은 2015년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이후 ESL을 비롯해 파워모듈, 자동차전장, 디스플레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온 기술 기업이다. 이 가운데 ESL 사업은 약 2조 원이 넘는 수주잔고를 확보하며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 주요 리테일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거래 기반을 구축해 왔다.
솔루엠은 특정 대형 고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 포트폴리오 전략을 자사의 강점으로 꼽았다. 영국의 웨이트로즈(Waitrose), 링컨셔 코옵(Lincolnshire Co-op) 등 다수의 유통 채널과 거래하며 지역·고객 분산 구조를 형성해 왔다.
최근 ESL 시장의 최대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지역은 북미다. 미국은 세계 최대 리테일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ESL 도입률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솔루엠은 2025년을 북미 시장 확대의 분기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4분기 북미 매출 비중은 전 분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아마존 산하 홀푸드마켓에 ESL을 공급했다. 현재 미국 내 대형 리테일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증 프로젝트(POC)도 진행 중이다.
공급망 측면에서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에 신규 생산 거점을 확보해 북미 시장 대응력을 강화했다. 베트남·중국·인도에 이은 글로벌 생산 체계는 통상 환경 변화와 관세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된다.
ESL 산업은 단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매장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디지털 플랫폼 역량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ESL 기업들은 SaaS와 부가가치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솔루엠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통합 리테일 플랫폼 전략을 추진 중이다. 올해 초 뉴욕에서 열린 NRF 2026에서 공개한 ‘Retail in Sync’는 ESL과 매장 내 IoT 기기를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가격·재고·고객 경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글로벌 ESL 시장에서는 프랑스계 기업이 1위, 솔루엠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가 향후 글로벌 시장 점유율 경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다진 솔루엠은 북미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추가하는 이원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전장과 디스플레이 등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솔루엠은 올해 상반기 매출 9000억 원대, ESL 부문 2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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