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23명, 무려 1600건의 고소를 남발해온 민원인에 대해 기관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12일 복지부에 따르면 피부미용업에 종사하는 A씨는 지난 2022년부터 최근까지 건강정책 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1600건에 달하는 고소를 이어왔다. 고소 대상이 된 전현직 공무원만 23명에 달하며 여기에는 실무진부터 역대 장, 차관까지 포함돼 있다.
A씨는 돌이나 대나무를 이용한 피부 관리가 의료 행위에 해당하는데도 복지부가 이를 규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아 의료법과 특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자신의 특허권을 정부가 인정해 주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행정 기관을 상대로 거래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무차별 고소가 실질적인 행정 공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소장이 전국 각지의 경찰서와 검찰청에 흩어져 들어가다 보니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할 공무원들이 전국 수사기관을 돌며 조사를 받는 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것. 수사기관 역시 해당 사건들에 대해 이미 1000여건을 불송치나 불기소로 종결했는데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고소가 멈추지 않아 수사력 낭비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적으로는 감사 부서의 업무가 폭증하고 직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 개인의 삶도 파괴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한 한 간부급 공무원은 미결 상태인 고소 사건이 있다는 이유로 퇴직 수당 지급이 보류되는 일을 겪었다.
이에 복지부는 고의적 소송 행위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소송을 당한 개별 공무원에게 변호사 비용을 지원하거나 대응을 맡기는 방식이었으나 이제는 부처가 직접 전면에 나서는 것으로 대응 전략을 수정했다.
정부 안팎에서도 이번 복지부의 강경 대응 방침이 향후 다른 부처의 악성 민원 대응 방식에도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 전문가들은 국가 기관이 특정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이례적이긴 하지만 이번처럼 행정 시스템 자체가 위협받는 경우에는 공익 수호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