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할 때 활용하는 민간투자사업(민자사업) 제도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구축에도 활용하기로 했다. 앞으로 5년간 이런 분야에서 100조원 규모의 민자사업이 조성될 전망이다.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늘어나는 미래 인프라 수요에 대응한다는 취지다. 일반 국민 역시 민자사업의 과실을 누릴 수 있도록 공모 인프라 펀드도 선보인다.
◇ NPU 데이터센터 등 발굴기획예산처는 11일 임기근 차관(장관 직무대행) 주재로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1994년 도입된 민자사업은 도로, 철도 등을 재정만으로 건설하기 어려울 때 민간 자금을 유치해 건설·운영하고 사용료나 정부 지급금으로 민간의 투자비 회수를 돕는 제도다.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연간 20조원씩 누적으로 100조원 규모의 민자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4조원 수준이던 민자사업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것이다. 사업 분야도 도로, 철도, 다리 중심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철도 복합시설 등으로 넓히기로 했다.
특히 연내 민자사업 기본계획을 손질해 AI 데이터센터 민자사업을 추진할 근거를 마련하고 내년 1호 사업을 띄울 방침이다. 1호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국산 AI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바탕으로 구축한다. 국내 NPU 기업과 통신사, 건설사, 금융회사 등이 사업자로 참여할 전망이다. 정부는 공공 AI 프로젝트 추진 때 해당 데이터센터를 우선 활용하도록 유도해 사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을 지원한다.
기차역과 차량기지에 물류설비 및 주거·상업시설 등을 구축하는 철도 복합개발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후보지를 발굴한 뒤 내년 1호 철도 복합개발 사업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상반기에 철도역 물류시설의 비용대비편익(B/C)을 계산할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年 수익률 4% 공모인프라펀드 출시”국민참여형 공모 인프라펀드도 신설한다. 특정 민자사업이 발행한 선순위 채권을 담는 펀드다. 선순위 채권은 발행사가 파산했을 때 중·후순위 채권보다 우선해 원금을 상환받을 권리가 있다.
이 펀드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제공받는 만큼 원금 손실 우려가 없다. 투자자는 투자금 1억원 한도로 발생한 수익에 대해 15.4%의 분리과세 혜택도 받는다.
김명중 예산처 재정투자심의관은 “펀드 수익률은 선순위 대출 금리 수준인 연 4% 이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인구감소지역 민자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민자사업 선정을 위한 평가 때 인구감소지역 사업에 가점이나 가중치를 높이기로 했다. 민간투자법 개정을 통해 중대재해 발생 사업자는 민자사업 참가를 막는 규정도 신설할 계획이다.
김익환/남정민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