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저평가 순환매"…내수주에도 볕든다 [분석+]

입력 2026-02-11 22:00

코스피지수가 5300선까지 오르는 동안 증시에서 소외됐던 내수주(株)가 꿈틀대고 있다. 반도체 등 주도주 과열 심리와 함께 실적 시즌이 지나가자 내수주 저평가 심리가 부각되면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 주가는 최근 3거래일간 27.31% 올랐다. 이 기간 롯데쇼핑(19.34%), 현대홈쇼핑(22.27%), CJ대한통운(32.57%) 등 유통주가 동반 급등했다.

그동안 주가가 눌렸던 면세점, 소비재 업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같은 기간 신세계(11.72%), 현대백화점(9.53%), 호텔신라(4.39%), HDC(11.03%)와 CJ제일제당(4.57%), 코웨이(11.54%)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가 5300선까지 오르면서 '숨 고르기' 양상을 나타내자 증시로 유입된 자금들이 기존 과열 평가를 받는 주도주 대신 저평가 종목들을 찾고 있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아모레퍼시픽, LG전자 같은 주식들을 사들였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올해 국내 '반도체 투톱'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300조원 이상 예상되는 등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매도 심리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도주의 과열 해소와 맞물려 내수주 순환매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라며 "실적시즌이 진행되면서 내수 회복도 가시화된 것이 급등 종목이 속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적 시즌이 지나면서 지난해 성적표를 열어보니 예상 외 호실적을 냈다는 점도 내수주로 자금이 쏠리는 이유로 꼽힌다.

이마트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28조9704억원, 영업이익 322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584.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 역시 3782억원으로 전년보다 3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업인 백화점 부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3935억원으로 9.6% 증가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덜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3조1771억원, 영업이익 1596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최근에는 대형 유통사들에 가해졌던 규제들도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추가 모멘텀까지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대형마트의 영업 행위를 금지한 현행법에 예외를 두는 게 핵심이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형마트 등의 점포를 중심으로 한 새벽배송이 가능해진다.

현행법에선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휴업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영업시간 제한을 적용받아왔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새벽배송 등이 불가능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영업을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 규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