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채, 차입금 등을 합친 국가채무가 지난해 말 기준 1342조1720억엔(약 1경270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신규 국채 발행을 늘린 영향이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재무성 등에 따르면 작년 말 일본 국가채무는 2024년 말보다 24조5355억엔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고령화와 물가 상승 대응 등 세출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재원을 막대한 국채에 의존하는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항목별로는 국채 잔액이 전년 대비 24조837억엔 늘어난 1197조6396억엔이었다.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정부단기증권은 100조3996억엔, 금융회사 등 차입금은 44조1328억엔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규 국채 발행은 29조5840억엔으로, 작년 28조6471억엔을 웃돌 예정이다. ‘식료품 소비세율 2년간 제로(0)’를 내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정책에 대한 경계감에 장기 금리는 상승세다.
니혼게이자이는 “거액의 국채를 떠안은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정부가 부담하는 이자 지급 비용은 더욱 팽창하고, 미래 세대의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9일 기자회견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을 안정적으로 낮춰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뒤 엔화 가치는 상승세다. 11일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3엔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중순 달러당 159엔까지 치솟은 데 비하면 6엔가량 엔고다.
선거 승리로 다카이치 정권 기반이 안정되고, 재정 우려를 고려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엔 매도 포지션을 해소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그동안 과매도한 엔화를 되사는 움직임이다. 일본 정부의 엔화 매수 개입을 경계하는 시각도 많다.
다카이치 총리는 9일 기자회견에서 “지나친 긴축과 투자 부족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면서도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했다. 식료품 소비세율 인하는 한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재정 우려가 다소 누그러든 모습이다.
그러나 기조적 엔저는 지속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오구로 가즈마사 호세이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의 실질 장기금리는 마이너스권에 머무르는 반면, 미국은 플러스”라며 “금리 차이는 여전히 엔화 매도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