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꼬셔도 지방 안 가요'…돈 줘도 일할 사람 없다는데

입력 2026-02-11 14:15
수정 2026-02-11 14:33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막론하고 국내 중소기업이 겪는 경영난의 원인이 ‘인력 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기업들도 지방 이전을 꺼리는 이유로 인력 이탈을 꼽는다. 자금 지원이나 인프라 구축보다 실효성 있는 인력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1일 발표한 ‘지방 중소기업 지원정책 관련 의견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소재지와 상관없이 경영 환경 격차를 가장 크게 느끼는 분야로 ‘인력 확보’를 꼽았다. 수도권 기업의 69.7%, 비수도권 기업의 66.2%가 인력난을 호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비수도권 기업의 63.4%는 수도권과의 격차가 ‘매우 크다’고 답했다. 권역별로는 강원(79.6%)과 대구·경북(70.7%) 등 수도권에서 먼 지역일수록 인력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소외감이 깊었다.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 정책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도 ‘인력 확보의 어려움’(61.7%)을 1순위로 지목해, 기존 정책들이 현장의 인력 갈증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임을 시사했다.

수도권 집중화를 해소하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기업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조사 대상 수도권 기업 203개사 중 99.5%는 “지방 이전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공장 부지나 세제 혜택 등 파격적인 조건이 제시되더라도 ‘인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방 이전을 기피하는 구체적인 사유를 보면 인력이탈에 대한 우려가 드러난다. ‘기존 직원의 지방 이전 기피’가 47.0%로 가장 높았으며, ‘지방에서의 인력 확보 어려움’(28.7%)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계는 단순한 고용 지원금을 넘어 인력 공급망 자체를 다변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비수도권 중소기업들은 활성화 대책으로 ‘인력 확보 지원’(47.5%)을 원하고 있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지방균형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은 비수도권의 인력난”이라며 “고용지원금 확대는 물론, 중장년층과 경력단절여성, 나아가 외국인 근로자까지 유입될 수 있는 과감한 인력 활용 정책이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