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8년 만에 깜짝 등장…女단체 분노의 입장문 발표

입력 2026-02-11 10:47
수정 2026-02-11 10:48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복역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8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는 "성폭력 피해자와 유권자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지난 7일 박정현 부여군수의 '변방에서 부는 바람'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박 군수는 안 전 지사의 도지사 시절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출판기념회장인 부여국민체육센터에 일찍 도착해 2시간 넘게 자리를 지키며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 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주최 측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으신 분"이라고 안 전 지사를 소개했다. 이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청중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다만 연단에 올라 축사 등 공개 발언을 하진 않았다.

박 군수는 "사실상 저를 정치하게 만든 사람"이라며 "잘못하면 또 비난받을 수 있을 텐데 출판기념회에 온 거 보니까 너무 고맙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고 눈물이 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기가 나를 키워놨으니까 격려 한마디 해주려는 마음으로 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성폭력 가해자인 안 전 지사의 이같은 정치행사 등장에 여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비판 여론도 제기됐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전날 성명을 내고 "성폭력 가해자의 공적·정치적 활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권력형 성폭력 범죄가 명백히 인정된 성폭력 가해자가 최근 정치행사에 참석해 공적 영역에 모습을 드러낸 것에 대해 깊은 분노와 우려를 표한다"며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과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공적 공간에 복귀하려는 시도는 우리 사회가 어렵게 쌓아온 성폭력 인식과 책임 기준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또 "국민을 대표한다는 정치인들이 가해자를 옹호하고 복귀를 용인하는 것은 권력이 서로를 비호하는 카르텔에 다름없다"며 "성폭력 가해자는 공적 활동을 당장 중단하고 정치권과 관련 단체는 더 이상 발언의 장을 제공하지 말고 행사 참여를 배제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죄로 3년 6개월의 형을 살고 2022년 8월 만기 출소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안 전 지사는 출소 후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