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가 넘은 지난 9일(현지시간) 밤.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 ‘MB2’ 빌딩 2층 구내식당에는 저녁 식사를 하려는 직원들의 긴 줄이 늘어섰다. 한 직원은 식사 중에도 노트북을 켜둔 채 업무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는 “삼시 세끼를 모두 회사에서 해결하며 밤샘 작업을 마다하지 않는 직원이 수두룩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픈AI의 새 본사인 MB2 내부가 국내 취재진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외벽이 유리로 된 7층 건물은 깊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았고,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 대표는 “오픈AI는 여전히 헝그리하다”며 “안정적인 대기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유의 절박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곳곳에 새긴 사명 오픈AI 글로벌 사업 전략 회의 ‘킥오프 디플로이 2026’을 위해 본사를 방문한 김 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간담회를 갖고 “오픈AI는 일반인공지능(AGI)으로 인류를 이롭게 하는 미션에 완전히 미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구글코리아 사장을 5년 간 지낸 후 지난해 9월 오픈AI에 합류했다.
사명을 잊지 말자는 의미일까. 건물 한 켠에는 “인류로부터 미래를 빼앗지 말자”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자”는 내용의 카드들이 벽 한 면을 장식했다. AGI에 대한 초창기 직원들의 염원이 담긴 카드를 2019년 발견해 전시해놓은 것이다.
오픈AI는 2015년 설립 이후 보금자리로 써온 ‘파이오니어’ 빌딩을 뒤로 하고 2024년께 이곳에 새 둥지를 틀었다. 플랫폼 경제의 상징이던 우버가 쓰던 이 건물에 오픈AI가 들어서며 테크업계의 세대교체를 알렸다. 직원이 빠르게 늘자 오픈AI는 기존 4만6000㎡ 너비의 MB1·MB2 사옥에 더해 맞은편 2만8800㎡ 규모 건물을 추가 임차하며 이곳을 오픈AI 캠퍼스로 만들었다. GPT 등 첨단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자들이 있는 곳인 만큼 보안은 삼엄했다.
"AI 거품 말하기 일러"김 대표는 “직원이 4000명을 넘지만 회사는 아직 스타트업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개별 직원이 명확한 책임을 갖고 일하는 문화가 강하다는 얘기다. 그는 “직원들이 절박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테크기업과 비교해 책임지고 (일을) 해보겠다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의사 결정도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투명한 환경에서 이뤄진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사라 프라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임원들은 직원들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전 직원 회의를 수시로 연다.
최근 논란이 된 챗GPT 광고 도입 결정 때도 그랬다. 김 대표는 “10여 년 광고업계에 있었던 만큼 직접 세션에 참여해서 얘기한 적도 있다”며 “결국에는 더 많은 사용자가 챗GPT를 사용하게 하려면 광고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구글이 신형 AI모델 제미나이3 프로를 출시한 뒤 오픈AI가 내부적으로 발령한 ‘코드 레드’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담담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내부에서는 그렇게까지 심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신나는 분위기였다”며 “본질적이지 않은 것을 조금 내려놓자는 의미의 경종을 울리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최근 오픈AI를 둘러싼 ‘AI 버블 논란’과 관련해서도 “컴퓨팅 자원을 투자했을 때 효과가 기대되는 제품이 아직 많은 만큼 거품을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회사 내부에서 개발하고 있는 제품 중 시장에 빨리 출시하고 싶지만 컴퓨팅 자원의 한계로 그러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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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