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정부가 범부처 합동 점검 체계를 가동했다. 생활 밀접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흐름과 담합·편법 인상 여부를 집중 점검해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즉각 제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단순 과징금 부과를 넘어 가격 자체를 되돌리는 조치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태스크포스(TF) 산하에 공정위 부위원장을 팀장으로 하는 범부처 합동 ‘불공정거래 점검팀’을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가격 담합과 부당 인상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점검팀은 ‘모니터링 및 사후관리반’과 ‘현장조사반’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법무부·검찰청·경찰청·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세청 등 관계 기관이 협조 체계에 참여해 정보 공유부터 조사, 제재,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연계할 예정이다. 가격 동향 분석에 그치지 않고 필요 시 합동 현장 조사에도 즉각 착수할 예정이다.
점검 대상은 품목별·제품별 가격 인상률, 시장 집중도, 국민 생활 밀접성 등을 종합해 선정한다. 가격 수준이 과도하게 높거나 국제 가격 대비 국내 가격이 유독 높은 품목, 원재료 가격 변동에 비해 인상 폭이 과도한 경우 등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우려 품목으로 선정되면 공정위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가 합동 조사에 들어간다. 담합이나 부당한 가격 결정 등 위법 혐의가 확인되면 관계 기관과 협력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특히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담합 등 위법 행위로 왜곡된 가격을 사업자가 합리적 기준에 따라 다시 산정하도록 명하는 시정조치로, 기업이 과징금만 물고 인상된 가격은 계속 유지하는 경우를 막기 위한 장치다. 가격 재결정 명령은 2006년 밀가루 담합 사건 당시 처음 적용됐지만 이후에는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장조사와 후속 조치 이후에도 해당 품목 가격이 다시 상승하지 않도록 부처 간 협력과 업계 소통을 지속하겠다”며 “매주 품목별 가격 추이를 점검하는 등 사후 관리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