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재판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법’이 11일 여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2월 국회에서 본회의 의결까지 마친다는 방침이다.
법사위는 이날 법안심사1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연달아 열고 이런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소원의 범위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있다. 개정안은 법원의 판결이 헌법을 위반해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경우 헌법소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재판소원이 대법원을 최종심으로 하는 3심제의 근간을 흔드는 ‘사실상의 4심제’라고 주장해온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여당 간사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 의사진행 발언에서 “재판소원은 오랫동안 학계에서 논의됐고 헌법재판소에서도 법안 발의를 요청하며 공론화됐던 일”이라며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되면 사법부가 헌법 103조처럼 양심에 따라 재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소원 제도가 사법 신뢰를 높이고 국민 기본권을 두텁게 보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재판소원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위헌성을 두고 대립해온 사안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통과된 개정안처럼 예외적인 경우에 재판소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022년에는 재판소원을 받아들여 대법원 판결을 취소한 사례도 있었다.
반면 대법원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는 헌법 101조를 근거로 재판소원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회의에서 “헌법재판소와 사법부는 업무를 분장하고 있는 기관이고 법원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다시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은 4심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재판소원이 사실상의 4심제로 작용하면서 분쟁 장기화와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심제가 도입되면 국민들이 소송 지옥에 빠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박 처장은 “동의한다”고 했다.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여당 주도로 법사위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법 통과가 ‘날치기’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원 확정판결을 헌재에서 뒤집게 하는 것이고 대법관들을 자신들 입맛대로 임명해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