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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취업자가 예상보다 대폭 늘었다. 최근 소비 지표가 둔화하면서 고용도 꺾였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빗나간 것이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용 ‘깜짝 증가’
11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비농업 고용은 13만 명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만5000명)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실업률도 4.3%로 한 달 전(4.4%)보다 낮아졌고, 전문가 예상치(4.4%) 역시 밑돌았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지난 9일 CNBC 인터뷰에서 “인구 증가율이 둔화하고, 생산성 증가율은 급증하는 이례적 상황이기 때문에 낮은 고용 수치가 이어지더라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시장의 긴장감을 키웠지만 실제 고용 지표는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온 것이다.
발표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선 오는 3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94%로 반영했다. 전날만 해도 79.9%였는데 고용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자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인 것이다.
Fed의 금리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로리 로건 댈러스연방은행 총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도 전날 현 상황에선 상당 기간 금리 동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고용 시장에 대한 과도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상당히 부진했던 이후의 반등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전 연도와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소비 둔화에도 “성장률 견조”앞서 발표된 소비 지표는 좋지 않았다. 전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7350억달러로 전월 대비 0%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4% 증가)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지만,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7%)을 감안한 실질 소매판매는 감소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월 소비 지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둔화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달 미국 대부분 지역을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항공편 결항이 속출하는 등 경제활동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토머스 라이언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에게 보낸 노트에서 “미국 대부분 지역을 강타한 극심한 악천후로 1월 소비가 부진했을 가능성이 높아 올해 1분기 소비 증가세도 급격한 둔화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뉴욕연은이 발표한 가계신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가계부채는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18조8000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1910억달러(1%)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평균 연체율은 3.26%로, 1년 전(1.7%)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로 뛰었다. 뉴욕연은은 “상환 능력 악화가 저소득 지역과 주택 가격 하락 지역에 집중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각종 지표가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경제성장률이 여전히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라이언 이코노미스트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기준 전분기 대비) 5%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 1분기는 6%를 웃돌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출이 늘어나면서 GDP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