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메모리 시장 2배 성장…삼성·SK 질주도 계속

입력 2026-02-10 17:33
수정 2026-02-11 01:04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해 사상 처음 5000억달러를 돌파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의 2.5배 수준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트렌드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의 ‘학습’에서 데이터를 저장한 뒤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게 중요한 ‘추론’으로 옮겨가면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해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D램과 낸드플래시가 AI 발전 속도를 좌우하는 ‘메모리 센트릭(중심)’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2357억달러(약 343조원)로 사상 처음 2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는 5516억달러로 작년 대비 134%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운드리 시장은 같은 기간 1750억달러에서 2187억달러로 약 25%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시장이 파운드리의 약 2.5배가 될 것이란 얘기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반도체 성장세에 대해 “직전 호황기인 2017년보다 훨씬 강력한 수요가 포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스마트폰·PC용 범용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호황이 왔지만 지금은 HBM,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가치 메모리가 주도하며 상승 곡선이 가팔라졌다는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빅테크의 메모리 구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가격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이전 슈퍼사이클보다 훨씬 높은 가격 인상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리 시장도 AI 시대를 맞아 2·3나노미터(㎚·1㎚=10억분의 1m) 초미세 공정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구조적 성장세에 공급 부족까지 겹친 메모리산업에는 못 미친다고 트렌드포스는 진단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