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정원’ 공사를 막는 것은 정부의 직권 남용입니다.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지면) 서울시도 저항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은 1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토교통부가 최근 감사의정원 공사 중지 명령을 사전 통지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감사의정원은 서울시가 6·25전쟁 참전국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광화문광장에 조성하는 국가 상징 공간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곳에 설치 중인 ‘받들어총’ 조형물 등이 광화문광장의 역사성과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강력 비판해 왔다.
국토부는 이 사업이 국토계획법과 도로법을 위반했다는 절차상 문제를 내세웠지만 오 시장은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실시계획을 확정하고 고지하는 권한은 서울시장에게 있다”며 “백보 양보해 절차상 미비한 점이 있다면 보완해서 하라는 것이 상식적인 정부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처럼 정부가 감사의정원을 반대하는 것은 이념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감사의정원을 받들어총이라고 폄훼하는 것은 비판하는 쪽에서 쓸 수 있는 표현이라고 해도, 자유와 민주라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조형물로 상징화한 그 공간을 어떻게든 막겠다는 데는 이념이 개입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오지 않았는데 (정부가) 자제하기를 촉구한다”며 “정체성, 당 이념이 다르다고 이런 식으로 폭압적 행태를 보이는 전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놨다. 그는 “어떤 재화든 공급을 억제하고 위축시키는 정책은 길게 보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주택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동기를 충분히 자극하고 유인해 많은 주택을 공급할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지속 가능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장 대출 제한이나 조합원 지위 양도 때문에 재개발·재건축 사업 진도가 안 나가면 매물 잠김 현상으로 가격이 오르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 시장은 유력 상대 후보로 꼽히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2011년 1월 퇴임 전 성수전략정비구역을 지정하고 50층까지 지을 수 있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박원순 전 시장과 정 구청장이 있던 10년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그게 진전됐다면 지금쯤 1만 가구 정도의 아파트가 인기리에 분양되고 부동산시장 안정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해 (시장직보다) 당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는 “시장을 하면서 당권을 동시에 할 수 있겠느냐”며 “서울을 지키겠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