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건으로 불리며 주목받았지만 재판부는 오너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영은 의정부지방법원 형사3단독 판사는 10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에게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는 ‘경영 책임자’ 즉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구형량은 징역 4년이었다. 2023년 3월 검찰 기소 이후 약 3년 만에 나온 1심 결론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례 보고나 월간 회의 등에 참석해 부문별 실적을 공유받은 것으로 보이긴 하나 경영상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사업 결정을 내리는 절차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삼표그룹 규모와 조직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이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구체적, 실질적으로 이행할 지위에 해당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는 경영책임자 즉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종신 전 삼표산업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골재 부문을 총괄했으나 현장 담당자와 동일한 업무상 주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삼표산업 법인에 대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는 무죄가 나왔지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일부 혐의가 인정돼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양주사업소에서 근무하며 안전 관리 업무를 맡았던 전·현직 직원 3명에게는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 등이 유죄로 인정돼 금고 1년~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검찰은 2022년 1월 29일 채석장에서 골재 채취 작업을 하던 근로자 3명이 토사에 매몰돼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안전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이들을 기소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틀 만에 발생한 첫 번째 사건이었다.
한편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하반기 과업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의 양형기준을 설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양형위의 ‘중대재해 처벌과 양형’ 심포지엄에서는 기업의 안전관리 실패 책임을 경영자 개인을 넘어 조직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장서우/정진욱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