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인 금융위원회 주요 국장급 인사가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금융 공공·유관 기관장 인사에서 관료 출신이 배제되면서 금융위 내 인사 적체 문제가 심화해서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보직은 지난해 10월 박민우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승진한 뒤 넉 달 가까이 비어 있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이 국장 직무대리를 겸직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위 대변인 보직도 손영채 국민성장펀드 추진단장이 한 달 넘게 겸직하고 있다.
금융위 내부적으로는 후임 자본시장국장과 대변인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인사가 늦어지는 것은 ‘오버 티오(정원 초과)’ 문제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에 따르면 금융위 고위공무원단 정원은 9명으로 묶여 있다. 현재 금융위는 정원이 모두 차 있는 상태다. 새 인물이 국장 보직을 맡기기 위해선 기존 고위공무원 중 누군가가 승진하거나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문제는 현직 국장급 인력이 이동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금융위 고위공무원 퇴직자는 통상 금융 공공·유관 기관장 또는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단행한 금융 공공·유관 기관장 인사에서 관료 출신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정년이 남은 국장급 인력을 무작정 내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인사 적체는 심화하고 있다.
관가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위를 비롯한 주요 부처에서 ‘인사 동맥경화’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공무원 사회의 인력 운용과 퇴직 관리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