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각 산업 리더 29인이 ‘다음 10년’을 내다본 신간 ‘넥스트 챕터’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온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책의 저자로 참여한 김성훈 NH농협은행 여신심사부문 부행장은 현실적인 진단으로 금융권을 넘어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시사점을 주고 있다. 그는 어려운 금융 용어 대신 “은행의 저수지가 마르고 있다”는 직관적인 비유를 통해 현재의 위기와 미래의 위협을 설명했다.
김 부행장은 책을 통해 “은행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질문 앞에서”를 화두로 던진다. 그는 지금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를 단순한 경기 불황이 아닌, ‘과거의 돈 버는 공식이 깨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땅을 사서 건물을 짓기만 하면 돈을 벌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10년 뒤 닥칠 더 큰 위협으로 ‘은행에 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을 경고했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월급을 은행 통장이 아닌 네이버·카카오 같은 빅테크 플랫폼이나 스테이블코인(가상화폐) 지갑으로 직접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농사를 지으려 해도 저수지에 물(예금)이 없으면 소용없듯, 은행에 돈이 머물지 않으면 은행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서늘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페스트북 편집부는 “이 책이 사랑받는 이유는 막연한 미래 전망이 아니라, ‘내일 당장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주기 때문”이라며 “김성훈 부행장의 글은 급변하는 기술과 환경 속에서, 오히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해석’과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부행장은 1996년 농협중앙회 입사 이후 약 30년간 기업금융 현장을 누빈 베테랑이다. 역삼금융센터장 재임 당시 NH농협은행 최초로 ‘7년 연속 종합업적평가 1등급’을 달성했고, 2021년에는 ‘올해의 농협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스크관리는 부행장이 별도로 있어서 여신기획, 규정, 포트폴리오, 기업여신심사, IB, 프로젝트심사, 기업개선, 여신사후 관리까지 은행의 우량자산 선별과 사후관리 등 광범위한 분야를 총괄한다.
다음은 책의 출간과 함께 공개된 김성훈 부행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서 리더들의 고민이 깊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서는 “내일 당장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가”에 대해 답을 주는 글이 드물다. 30년 가까이 현장에서 겪은 현실, 그리고 앞으로 닥쳐올 변화를 최대한 솔직하고 쉬운 언어로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Q. 지금 기업금융의 핵심 위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쉽게 말해 ‘옛날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부동산 담보만 있으면 안전하게 돈을 벌던 시대는 저물었다. 공사비는 오르고 미분양은 늘어나는데, 과거의 성공 방식만 고집하면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Q. 10년 뒤 위기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A. 은행의 기본은 고객의 예금을 받아 필요한 곳에 빌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빅테크나 코인 시장이 커지면, 사람들의 돈이 은행을 거치지 않고 바로 그쪽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은행이라는 ‘저수지’에 물이 들어오지 않게 되는 것,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위협이다.
Q. 이런 상황에서 직장인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A. 경계를 넘어야 한다. 영업하는 사람은 꼼꼼하게 따져보는 ‘심사’의 눈을 가져야 하고, 심사하는 사람은 현장을 이해하는 ‘마케팅’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AI는 숫자는 잘 보지만, 현장의 분위기나 사람의 진심은 읽지 못한다. 이 두 가지를 다 갖춘 ‘하이브리드 인재’가 되어야 살아남는다.
한편 ‘넥스트 챕터’는 현재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각 산업 리더들의 현장 경험을 통해 변화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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