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내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주택 가격의 양극화였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총 세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지만, 10·15 대책 이후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서도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은 급등하며 누적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미국, 일본 부동산 시장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오늘은 지난해 한,미,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짚어보고 이를 토대로 2026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본다.
한국: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로
2025년 한국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주택 시장에서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하는 서울 핵심 지역의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 반면, 지방과 비핵심 지역은 정체 또는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 대규모 공급 계획, 규제지역 확대 등 고강도 대책을 연이어 내놨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는 연중 진정되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입지 경쟁력이 확실한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똘똘한 한 채’ 선호와 더불어, 신규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구조적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역시 고금리 환경 속에서 전반적인 매수 심리는 위축됐지만, 프라임 오피스나 성수동·압구정로데오 일대와 같은 자산가 선호 지역에서는 오히려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양극화가 심화됐다.
2026년 한국 부동산 시장은 이러한 흐름이 한 단계 더 진전된, 수도권과 지방, 핵심과 비핵심 자산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초양극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누적된 공급 공백, 금리와 대출 여건, 정책 변수는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업용 부동산 역시 프라임 자산과 데이터센터를 제외하면, 금리 흐름을 면밀히 살피며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미국: 전국적 상승 없는 ‘선별적 회복’
미국의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는 시장 기대보다 완만했고,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6%대 중후반을 유지하며 주택 수요의 빠른 회복을 제약했다. 그 결과 전국 평균 주택 가격 상승률은 1%대 초반으로 둔화되며 사실상 가격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
흥미로운 점은 지역별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부분인데 텍사스, 오스틴, 휴스턴 등 일부 지역은 재고 증가로 매수자 우위 시장이 고착화된 반면, 뉴욕과 캘리포니아 핵심 지역은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수요를 유지했다.
2026년에는 기준금리가 3% 초반까지 인하된 이후 동결 기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금리 불확실성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 부동산 시장은 전면적 반등이 아닌, 입지·자산·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한 선별적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데이터센터와 물류 자산은 AI, 클라우드, 전자상거래 확대라는 구조적 수요에 힘입어 상대적 강세가 예상되지만, 오피스 시장은 도시와 자산 등급에 따라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일본: 완만하지만 구조적인 상승
일본, 특히 도쿄 부동산 시장은 세 나라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2025년 도쿄 주택 가격은 공급 부족과 외국인 매수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약 8~10% 상승했고, 오피스 시장 역시 프라임 오피스를 중심으로 2~3% 수준의 안정적인 공실률을 유지하며 완만한 가격 상승세를 나타냈다.
2026년 도쿄 부동산 시장 역시 급격한 변동보다는 ‘완만하지만 구조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도심 5구를 중심으로 하는 주거 자산은 공급 제약, 건설비 상승, 외국인 수요 지속이라는 삼중 요인이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해외 자본 유입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다만 일본 역시 모든 자산이 동반 상승하는 시장은 아니다. 핵심 입지와 희소성이 높은 자산은 가격과 유동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반면, 입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품은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공존한다.
2026년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 선별적 접근의 중요성
2026년은 전면적인 동반 상승보다는 유형별·지역별 선별적 상승이 나타나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시장 참여자별로 차별화된 전략이 요구된다.
한국의 경우 주택 실수요자는 대출 규제로 과도한 레버리지는 어렵지만, 실수요자 중심의 금융 지원이 가능한 만큼 자기자본 범위 내에서의 주택 구매는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다. 반면 투자자의 경우 대출 및 지역 규제 여건을 고려해 ‘똘똘한 한 채’를 유지하면서, 5월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 연장 여부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이나 해외 자산으로의 자산 재편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반도체, 2차전지 등 한국 기업의 진출 확대가 현지 고용과 인구 유입을 촉진하고 있으며, K-콘텐츠 확산 역시 일부 도시의 상권과 소비 패턴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 수익률보다는 달러 기반 자산 분산이라는 관점에서 핵심 지역 위주의 선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일본은 엔저 환경과 낮은 조달 금리를 활용한 레버리지 전략을 여전히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지역별 편차가 큰 만큼 도쿄 23구, 특히 도심 5구를 중심으로 한 핵심 입지에 한정해 검토하고, 보증회사 제도에 따른 연체 리스크 관리와 환율 변동에 따른 환율 프리미엄을 함께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올 한해 국내외 부동산 시장은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2026년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라면 ‘초양극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명확히 인식하고, 입지·공급·수요층을 구분한 전략적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하나은행 WM본부 리빙트러스트컨설팅부 부동산 전문위원 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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