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16억 성남 아파트…6억 싸게 나온 이유는 [주간이집]

입력 2026-02-11 06:30
수정 2026-02-11 09:52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시장이지만 결국 수요의 힘이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은 매주 수요일 '주간이집' 시리즈를 통해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와 함께 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 단지의 동향을 포착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경매 물건이 나왔습니다. 이 단지에서 나온 경매 물건의 시장가는 15억~16억원에 형성돼 있는데 경매 시작가는 10억원입니다. 단순 계산으로만 봐도 6억원의 차익이 기대되는 셈입니다.

10일 아파트 종합정보 앱(응용프로그램) 호갱노노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2~8일) 기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산성역포레스티아'(2020년 입주·4089가구)는 한 주 동안 2만941명이 다녀가 방문자 수가 2번째로 많은 단지로 꼽혔습니다.

이 단지에 방문자 수가 갑자기 몰린 이유는 경매 물건이 나와서입니다.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 단지 114동 2층 204호가 경매에 나왔습니다. 전용면적 74㎡입니다.

이 물건은 사실 이번이 첫 경매는 아닙니다. 최초 소유자가 은행에 원리금을 갚지 못했고 은행은 해당 물건을 경매에 넘겼습니다. 2024년 7월 경매 절차가 시작된 이후 약 1년 후인 지난해 6월 감정가 9억9600만원에 경매가 진행됐습니다. 당시 8명이 응찰에 나섰고 한 투자자가 10억4778만9900원에 낙찰받았습니다. 감정가의 105.2%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낙찰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채무자 겸 소유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입니다. 하지만 채권자인 은행은 지난달 경매속행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고, 이번에 다시 경매 시장에 나오게 됐습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했지만, 채권자 입장에선 경매도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때문에 다시 경매에 나오게 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매 물건의 감정가는 9억9600만원입니다. 1회차와 동일한 금액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산성역포레스티아 전용 74㎡는 지난달 15일 14억5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지난해 1월만 하더라도 10억7000만원(25일), 10억8000만원(11일)에 거래됐는데 이보다 4억원가량 오른 셈입니다. 네이버 부동산과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74㎡ 호가는 15억~16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습니다. 감정가와 비교하면 약 5억~6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셈입니다.

오는 13일 경매 절차가 진행되는데 이번 회차에서 무난하게 경매 절차가 끝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지지옥션이 제공하는 낙찰 예측 시스템에 따르면 1회차가 낙찰될 확률은 95% 이상입니다. 적정 예측가는 11억9000만원으로 감정가 대비 119.19%에 해당합니다.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이미 1회차 때 응찰자가 꽤 들어왔고 법원의 불허 결정만 아니었다면 문제없이 낙찰받을 물건이었다"며 "권리상에도 큰 문제가 없어 낙찰까지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갑작스러운 방문자 증가에 단지 주민들도 어리둥절한 상황입니다. 한 입주민은 "오늘도 수천명이 우리 단지 조회하고 있는데 무슨 일인가요?"라고 했고, 또 다른 입주민은 "경매가랑 시장가랑 확인하러 오는 것 같다"고도 말했습니다.

한편 이달 첫째 주 방문자 수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더샵신길센트럴시티'였습니다. 한 주 동안 3만120명이 다녀갔습니다. 공급 물량이 많지 않은 서울에서 나오는 분양 물량이다 보니 관심이 많습니다. 입주자모집공고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달 중으로 나올 것이란 게 분양 사무소 측의 설명입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