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례 진행된 임금교섭 과정에서 성과급 산정 방식과 임금 인상률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한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교섭 타결을 목표로 집중교섭에 돌입한다. 삼성전자 노사, 임금교섭 타결 위한 '집중교섭' 돌입10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 화성 한 호텔에서 임금교섭 결론 도출을 위한 집중교섭을 진행한다. 집중교섭은 결론이 나올 때까지 연속으로 진행하는 교섭 방식을 말한다. 교섭 진행 중엔 중간 상황을 공개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공동교섭단(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삼성전자노조동행)은 집중교섭이 종료되는 시점에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 공동교섭단은 "이번 집중교섭에서 최종 결렬 또는 잠정합의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며 "모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 교섭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교섭이 결렬될 땐 공동교섭단 체제를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해 사측을 압박할 방침이다. 공동교섭단은 이를 위해 앞서 1박2일간 교섭 결렬·조정·쟁의권 확보 이후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집중회의를 진행했다. 노사, 8차례 본교섭에도 성과급 재원 의견 차이 '여전'삼성전자 노사는 8차례에 걸쳐 임금교섭 본교섭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방식, 임금 인상률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공동교섭단은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20%'로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OPI를 통해 사업부 실적이 연초 제시한 목표를 달성할 경우 초과이익인 경제적 부가가치(EVA) 중 20% 한도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를 매년 한 차례 지급한다. 여기서 '연봉 50%' 상한을 폐지하고 EVA 대신 '영업이익 20%'로 성과급 재원을 개편하자는 것이 노측 주장이다.
공동교섭단은 지난 3일 8차 본교섭에서 "영업이익 20% 기준이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 가능한 방식"이라며 "EVA 기준은 구조가 복잡해 직원들의 수용성이 낮고 성과급 상한이 유지될 경우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상한에 의해 보상이 제한되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총보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지적했다.
사측은 연봉 50% 상한 자체를 불합리하다고 볼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이를 넘어서는 성과에 대해 실질적 보상 효과를 낼 대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회사가 영업이익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하는 데 난색을 표한 것은 일부 사업부에 한해 성과 보상이 가로막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다. 실적이 낮은 사업부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할 때 이를 한 푼도 받지 못할 수 있다. 사측 기본급 3% 인상안에 "경쟁사 대비 고정급 열위"임금인상률도 쟁점이다. 공동교섭단은 기본급 7% 인상을 최소 조건으로 놓고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며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사측은 기본급 3%, 평균 성과인상률 2.1%를 합산해 총 5.1%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했다.
공동교섭단은 사측안에 대해 "3% 수준으로 적용할 경우 경쟁사 대비 고정급 열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고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이에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쟁사뿐 아니라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쟁사도 함께 고려해 임금 인상률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임금인상률은 경쟁사와의 비교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DX부문 경쟁사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DS부문 여건만을 고려해 높은 임금인상률을 요구한 것에 대해선 노측의 전향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조 측은 이번 공동교섭 과정에서 성과 보상 방식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을 조합원으로 끌어모으면서 덩치를 키웠다. 초기업노조의 경우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과반 노조 지위 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면서 초기업노조 세가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초기업노조는 전날 오후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 과반 노조·근로자대표 지위와 관련한 노사 공동질의서를 제출했다. 이 절차를 거쳐 과반 노조로 인정되면 초기업노조가 근로자대표 지위를 얻게 된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이날 오전 기준 6만5455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 과반인 6만2500명을 넘었다. 초기업노조는 "근로자대표 지위가 인정되면 법에서 부여한 권한에 따라 조합원 여러분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책임감 있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