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물 기반의 차세대 전력반도체가 전기자동차, 데이터센터, 전력망 등 전기 시스템의 심장으로 부상했다. 에너지를 어떻게 만드느냐보다 전력 손실을 얼마나 줄이고 효율을 극대화하느냐가 전기화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되면서다. 유럽계 인피니언테크놀로지와 미국계 온세미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거세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9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최근 전기차 구동계의 핵심 부품으로 기존 규소(Si·실리콘) 기반 반도체 대신 탄화규소(SiC·실리콘카바이드) 기반 전력반도체 채택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SiC를 적용한 전기차는 같은 배터리를 쓰더라도 주행거리가 수십㎞ 길고, 충전·구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전력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2024년 기준 SiC 전력반도체를 채택한 전기차 비중은 33.2%에 달했다.
맥킨지는 2023년 20억달러인 SiC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30년 110억~14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은 전기국가 패권 경쟁의 핵심인 화합물 반도체 분야에서 후발주자다. 2024년 국내 기업의 SiC 반도체 매출은 약 215억원에 불과하다. 구상모 광운대 전자재료공학과 교수는 “화합물 전력반도체 육성을 산업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