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이마트, 롯데마트의 물류를 맡은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출 정체로 고전하던 택배사가 이번 규제 완화를 계기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 수요 증가 전망에 택배사 ‘방긋’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3사에서 새벽배송이 가능한 대형마트 점포 수는 약 240개로 집계됐다.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롯데슈퍼, GS프레시 등 기업형슈퍼마켓(SSM)까지 더하면 새벽배송이 가능한 마트 점포는 수백 개로 늘어난다. 이들 점포에 새벽배송이 허용되면 택배업계 전반에 물류량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CJ대한통운은 이마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마트의 물류를 각각 맡고 있다. 업계에선 대형마트와 SSM의 새벽배송이 허용되면 두 업체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기대 속에 주가도 들썩였다. CJ대한통운은 이날 7.63% 오른 11만7100원에 마감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새벽배송 시장이 지난해 15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대형 택배사의 새벽배송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CJ대한통운의 새벽배송 관련 매출은 1600억원 수준에 그쳤다. 한진, 롯데의 새벽배송 물량도 소량에 불과했다.
그동안 새벽배송 물류 시장은 쿠팡, 컬리 등 e커머스 업체 자회사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쿠팡CLS의 연매출은 2022년 7684억원에서 2024년 3조8349억원으로 5배 가까이로 늘었다. 같은 기간 컬리넥스트마일 매출은 19.1% 증가해 164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 택배사 매출은 이들에 새벽배송 물량을 내주며 정체 또는 감소했다.
규제 완화로 대형마트가 새벽배송 물량을 늘리면 택배사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오정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택배사가 전체 새벽배송 물량의 2%만 확보해도 업계 전체의 영업이익은 약 1.3% 증가할 것”이라며 “새벽배송 물량이 늘어나면 배송 시간대가 분산돼 운영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시민단체 반대 등 변수택배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실제 새벽배송 주문이 얼마나 늘어날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일부 시민단체가 대형마트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데다 정치권에서 새벽배송 노동시간 총량 제한을 논의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트에서 집 앞까지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물량은 대형 택배사 이외에 각 지역의 중소형사까지 여러 업체를 혼합해 운영함으로써 노동시간의 총량 규제 위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커머스 업체들은 서비스를 고도화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참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컬리는 오후 3시까지 주문 시 당일 자정 전까지 배송받을 수 있는 ‘자정 샛별배송’을 출범했다. 배송 가능 지역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다. 11번가는 최근 자체 배송인 ‘슈팅배송’에 무료 반품 서비스를 추가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