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대기업의 투자를 받아냈다는 이른바 ‘집사게이트’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예성 씨(사진)가 1심에서 핵심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과 일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이 집사게이트 사건이 “특별검사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직격하면서 관련 사건 수사를 위해 기업인을 잇달아 소환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에게 공소기각과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공소기각은 기소 절차의 법률 위반 등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검찰의 공소 자체를 부적법하다고 판단해 내리는 형식적 종국 재판이다. 1심 판결에 따라 구치소에 머물던 김씨는 곧바로 석방 절차를 밟게 됐다.
재판부는 “수사가 김 여사와의 연관성에서 비롯됐다고 보이지 않고, 의혹의 중요한 수사 대상인 투자금과도 무관하며 범행 시기도 광범위하다”며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에 대기업들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한 배경을 들여다본 특검 수사를 부적절한 ‘별건 수사’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김씨가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와 공모해 자신의 차명법인인 이노베스트코리아 자금 24억3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는 “이노베스트코리아의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고, 횡령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이 대기업 관계자들을 지속해서 소환 조사했지만, 집사게이트의 핵심인 ‘대가성 투자 의혹’은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같은 재판부는 총선 공천 청탁 대가로 김 여사에게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작품을 김 여사 오빠 김진우 씨를 통해 건넸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4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그림이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고 김진우 씨가 계속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으나, 선거용 차량 등을 불법으로 기부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