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외쳤는데…'부메랑' 맞은 인천

입력 2026-02-09 17:46
수정 2026-02-10 00:33
서울시·경기도의 쓰레기 반입을 거부하며 ‘쓰레기 독립’을 선언했던 인천시도 자체 생활폐기물을 소각하기 위해 다른 지역 소각장을 일부 이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내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서울시·경기도의 반대에도 수도권 직매립 금지법을 밀어붙인 인천시가 이제 스스로도 부메랑을 맞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흔들리는 인천 ‘쓰레기 독립’9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강화군은 충북 청주, 계양구는 경기도 안성의 민간 소각장들과 최근 ‘생활폐기물 소각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남동구·동구·미추홀구·연수구 등 기초단체 4곳에서 다음달 민간 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다른 지역 소각장 이용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쓰레기 독립은 자기 지역의 쓰레기는 자체 해결해야 한다는 인천시의 대외 정책이다. 인천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점진적으로 중단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직매립이 금지되고 소각 후 남은 잔재물만 매립이 가능하다. 외부 쓰레기 반입은 반대하면서 소각은 타지에서 처리하는 인천시의 행정이 이율배반적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통상적으로 인천 쓰레기는 송도·청라 공공 소각장(자원환경센터)과 지역의 6개 민간 소각장에서 처리된다. 중·부평·서구는 최근 공공 소각장 처리 물량 외 나머지 쓰레기 소각을 위해 인천지역 민간 소각장과 계약을 완료했으며, 미추홀·동·연수·남동구는 이달 입찰 공고를 내고 다음달 민간 소각장과 계약할 계획이다.

강화군은 지난달 14일 충북 청주의 한 민간 업체와 생활폐기물 소각 계약을 맺었다. 연간 3000여t을 처리하기로 했으며, 소각 처리비용으로 연 9억여원을 집행한다. 강화군에서는 1년에 약 8400~1만t의 생활폐기물이 배출되는데, 청라소각장에서 절반가량을 소화하고 나머지는 민간 소각장에 위탁 처리해야 한다. 구 관계자는 “직매립 조치 이전부터 일부 물량은 민간 소각장에서 처리해 왔는데, 올해는 지역 업체와 계약 조건이 안 맞아 다른 지역 업체와 계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구도 지난해 12월 민간 소각장 3곳과 위탁 계약을 맺었다. 인천 2곳, 경기도 안성 1곳이다. 계양구에서는 연 2만7000t가량의 생활폐기물 중 2만t은 청라소각장에서 처리하지만, 나머지 7000여t은 민간 소각장으로 보내야 한다. 구 관계자는 “경기도 안성에는 약 1000t만 위탁했다”고 전했다.

동구는 연 6000여t 생활폐기물 배출량 가운데 2000여t을 민간 소각장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운반비 등을 고려해 가능한 한 인천 민간 소각장에 위탁하겠지만 입찰 조건이 안 맞으면 다른 지역 소각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공공 소각장 확대 서둘러야”인천 기초단체가 이처럼 다른 지역 업체와 계약을 하는 이유는 △지역 내 소각장의 물량 폭증 △서울·경기도의 소각 물량 반입 △처리 단가 상승으로 인한 입찰 조건 부합 등이 꼽힌다.

인천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올해 강화군과 계양구의 지역 외 위탁 소각 물량은 4250t이지만 서울·경기에서 들어오는 물량은 약 4만6000t으로 추정된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생활폐기물 처리 비용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공공 소각장 확대 사업을 서둘러 추진하지 않으면 소각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직매립 금지를 밀어붙일 당시 ‘쓰레기 독립’을 내세운 인천시조차 결국 다른 지역 소각장에 의존하는 등 명분과 현실 간 괴리가 드러났다”며 “정치적 선언만 앞세워 광역 협력체계를 흔들 경우 쓰레기 대란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