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청 "'특검 추천' 음모론" 지적에…친명 "대변인이냐" 격돌

입력 2026-02-09 13:47
수정 2026-02-09 14:02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쌍방울 변호인' 전준철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특검으로 추천했던 것과 관련해 9일 다시 충돌했다. 전 변호사가 과거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측 변호인단에 합류했던 이력이 계속 문제시된 것인데, 추천 당사자로 확인된 친청(친정청래)계 이성윤 최고위원이 "유감이다", "오해가 있다"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이 갈등을 더욱 부추겼다. 친명(친이재명)계 측은 "전 변호사 대변인인가"라며 반발했다.

이 최고위원은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전 변호사를 특검으로 추천한 것은 윤석열 총장 하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적임자로 판단됐기 때문"이라며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에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된 데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쌍방울 임직원 등을 변호했을 뿐, 김 전 회장과 무관하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한편에선 소통 부족했음을 느꼈고 추천 과정에서 세밀히 살피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친명계는 즉각 항의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 종료 후 이 최고위원을 향해 "전 변호사 대변인처럼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전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했다는 것은 단순 실수로만 치부할 수 없는 뼈아픈 실책"이라며 "당과 대통령에 심각한 정치적 부담을 주는 행위였으며 제2의 체포 동의안 가결 시도와 다름없다는 것이 당원들 시각"이라고 말했다.

전 변호사 관련 논란은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이 2차 종합특검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여당 추천 몫인 전 변호사가 아니라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이창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를 특검에 지명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전 변호사의 이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상태로 청와대에 후보를 추천했고, 이 대통령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정 대표는 이날도 재차 사과했다. 그는 "다시 한번 대통령께 누를 끼쳐 드린 점에 대단히 죄송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전날에도 박수현 수석대변인을 통해 "대통령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동시에 책임을 원내지도부에 넘기는 듯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정 대표는 "모든 책임은 대표인 저에게 있다"면서도 "좋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하고 원내가 낙점하는 식인데 여기에 빈틈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도 "전 변호사를 적임자로 판단해 원내대표실에 추천하게 된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

실제로 특검 추천의 행정 절차는 원내지도부의 업무다. 원내 교섭단체가 추천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상의 결정 권한은 당 대표가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 평가다. 이와 관련해 박 수석대변인은 "(정 대표 발언은)다른 공직 후보 추천 과정은 비교적 시스템에 의해 검증하지만 유독 특검은 제외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라며 "후보 추천 다양화 등 다양한 제도를 개선해 조만간 최고위 보고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