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를 금융소비자 최우선 감독체계 정착의 원년으로 삼고 검사·제재 관행 전반을 손질하는 한편 금융시장 안정과 디지털 리스크 대응을 강화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검사 분야에서 중간 검사결과 발표를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공익적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발표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되 구체적인 기준은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수시검사에 대해서는 사전통지 기간을 확대해 금융회사에 충분한 준비기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수검 부담을 완화한다.
의견 청취 제도도 개선한다. 제재 대상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제재대상자가 검사 부서장에게 의견청취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권익보호기준에 명시하기로 했다. 검사 결과 처리 과정에서는 담당 검사역이 진행단계를 입력할 때마다 진행단계가 금융회사에 자동 통지되도록 통지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제재 분야에서는 내부통제 역량 강화와 공정성 확보에 초점을 둔다. 경미한 위반 행위는 준법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제재조치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자율시정 기회를 부여키로 했다. 제재내용·결과를 누구나 검색·열람할 수 있도록 제재공시 시스템을 개선하고, 제재심 민간위원은 법조인 중심에서 학계·연구원 등으로 구성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운영 투명성 강화도 함께 추진한다. 금감원은 기관장 업무추진비 상세 내역 공개, 알리오(ALIO)를 통한 경영공시 강화 등 내부 경영혁신 방안을 마련·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공개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는 엄중 제재 기조를 이어가고, 코스피200 기업에 대한 회계심사·감리 주기도 대폭 단축한다.
우선 소비자피해가 우려되는 고위험 이슈에 검사 역량을 집중한다.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기획검사 및 영업점 검사를 확대하고, 판매절차와 내부통제 적정성 등을 집중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업금융(IB), 신규사업 가장, 정치 테마주 불공정거래 등을 상시 감시하고, 혐의 발견 시 신속히 조사해 엄중 조치한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주요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회계심사·감리 주기를 대폭 단축해 회계정보의 신뢰도를 제고한다. 코스피200 기업 중 내년 10%(20곳)를 선정해, 기존 20년 주기로 진행되던 회계심사·감리를 10년으로 단축 운영한다.
금감원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예방 종합대책'에 따른 예방 규제 실태점검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LP 증권사의 상장지수펀드(ETF) 차입주식(저율 수수료 적용) 재대여 거래, 운용사의 채권 자전거래 등 불건전 영업관행을 중점 점검한다.
건전한 사모운용업 정착을 위해 고위험 사모운용사에 대한 현장점검도 실시한다.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 및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기조에 따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현황 점검을 강화한다.
투자처 발굴이 필요한 증권사와 자금 확보가 어려운 중소·벤처기업의상호 수요를 반영한 모험자본 공급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에 대한 인가·펀드 심사기준 등을 마련하겠단 계획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