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광고판으로 불리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이 8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한국 기업으로는 거의 매년 등장하던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불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도 슈퍼볼 광고를 내지 않았다. 현대차·기아는 2008년부터 2021년을 제외하곤 거의 매년 슈퍼볼 광고에 참여하며 이슈를 모았다. 이노션이 2016년 제작한 현대차 제네시스 광고 ‘첫 데이트’는 ‘최근 10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슈퍼볼 광고 톱10’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부터 슈퍼볼 광고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지난해부터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로 비용 지출이 커졌다.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는 기업 입장에서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슈퍼볼 30초짜리 광고는 평균 800만달러(약 117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자동차산업이 빠르게 변하면서 자동차 회사들이 광고 주제를 정하기도 어려워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전기차 등 미래차 기술을 홍보하길 원하지만, 미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가장 최근 냈던 슈퍼볼 광고는 2024년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 이었다.
이런 고민을 하는 건 현대차그룹 뿐 아니다. 비슷한 이유로 자동차 회사들은 매년 슈퍼볼 광고에서 사라지고 있다. 광고 효과 분석 업체 아이스팟에 따르면 2012년만 해도 자동차 업체의 슈퍼볼 광고 시간은 40%에 달했지만 지난해 7%로까지 급감했다. 미 CNBC는 올해 슈퍼볼 경기 중 광고를 내보낼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 업체가 제너럴모터스(GM)와 도요타, 폭스바겐 등 3곳뿐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회사가 사라진 자리는 인공지능(AI) 기업들과 빅테크가 채웠다. 구글, 아마존, 메타, 오픈AI, 젠스파크 등이 올해 슈퍼볼에 광고를 했다.
슈퍼볼은 미국 내에서만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최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다. 매해 50개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가 슈퍼볼 광고를 집행하며 북미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최대 광고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
경제적 효과도 매년 화제다. 미국 타임에 따르면 올해 개최지인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지역에서만 3억7000만달러(약 5412억원)에서 최대 6억3000만달러(약 9216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됐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