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직후 "재수할래"…'16만 N수생' 예고한 뜻밖의 이유

입력 2026-02-09 07:29
수정 2026-02-09 07:35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N수생'(수능 재응시자) 규모가 16만명대 초반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6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선발 인원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지원과 탈락은 증가했고, 의대 정원 확대와 2027학년도부터 시행되는 지역의사제가 상위권의 재도전을 자극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190여 개 대학의 2026학년도 정시모집 선발 인원은 총 8만6004명으로 전년(9만5406명)보다 9402명 줄었다. 반면, 수험생의 총지원 건수는 전년(49만6616건)보다 1만8257건 증가한 51만4873건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시모집 탈락 건수는 42만8869건으로 전년(40만1210건) 대비 6.9%(2만7659건) 늘어날 예정이다. 통상 정시 탈락 건수가 늘면 다음 해 N수생도 늘어난다.

N수생 확대 요인으로는 출생률이 높았던 황금돼지띠(2007년생) 고3의 대규모 유입과 함께 의대 관련 정책 변화가 거론된다. 의대 모집 인원은 다음주 최종 결정을 앞두고 연간 700∼800명가량을 올해보다 더 선발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의대 모집 인원이 일시적으로 약 1500명 늘었던 2025학년도 수능에서 N수생은 16만1000여 명으로 2004학년도 이후 최다를 기록한 바 있다.

2027학년도 입시부터 도입되는 지역의사제도 변수로 꼽힌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신입생 중 일정 비율을 선발해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고 졸업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게 하는 제도다. 해당 의대 소재지 또는 인접 지역 중·고등학교 졸업자에게만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지역 출신 최상위권 학생의 N수 유인으로 꼽힌다.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지방 학생으로서는 의대로 가는 또 하나의 길이 열린 만큼, 이미 대학에 다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수능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2026학년도 수능이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았던 점도 재도전 수요를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절대평가인 영어의 1등급 비율이 3.11%에 그치는 등 매우 어려웠다고 평가된다. 이에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해 수시에 합격한 대학보다 낮은 대학의 정시 모집에 지원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2028학년도 수능 개편에 따라 기존 수능 체제는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점이 N수 열풍에 화력을 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 큰 상관관계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함께 제기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해 가지 못한 수시 합격 대학과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 간 수준 차이가 매우 큰 탓에 수능 직후부터 '재수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아이들이 계속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분위기를 봤을 때 N수생이 예년보다 최대 10% 정도는 늘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 "입시 설명회 참석 규모는 그 이상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