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 HBM4 세계 최초 양산…K반도체 '초격차' 확장 기대한다

입력 2026-02-08 17:26
수정 2026-02-09 00:20
삼성전자가 설 연휴 직후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다는 소식이다. 엔비디아와 AMD의 최종 품질 테스트를 거쳐 구매주문(PO)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고 해도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이는 단순한 신제품 공급을 넘어 ‘왕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K반도체의 저력을 또 한번 입증할 쾌거다.

HBM4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지난 3년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려 위기설까지 돌던 삼성전자는 이번에 10나노 6세대(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한다. 그 결과 국제반도체 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37%나 웃도는 최대 11.7Gbps(초당 기가비트)의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구현했다. 메모리 생산부터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유일한 ‘턴키 역량’ 덕분이다. 이번에 HBM4를 최초 납품하면서 이 시장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세계 HBM 시장 규모는 지난해 356억달러(약 52조원)에서 내년 965억달러로 세 배 가까이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JP모간).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각각 166조원, 142조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3~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치열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세계 시장을 장악해나가는 구도는 우리 경제에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1231억달러라는 역대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수출 효자 상품을 넘어 AI 시대에 국가·경제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부는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특별법을 의결한 만큼 조속히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의 전력·용수 인프라도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지원해 줘야 할 것이다.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규제의 족쇄를 풀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원이다. 삼성전자의 HBM4 최초 출하가 다시 한번 K반도체의 초격차 기술 우위를 확고히 하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