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공급 가격을 액정표시장치(LCD) 수준으로 낮춘 보급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48인치부터 83인치까지 전 라인업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TV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이달 이탈리아 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 북중미 월드컵, 9월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지는 ‘빅스포츠 이벤트’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서다.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탑재한 OLED TV는 1분기부터 출시돼 중국산 LCD와 경쟁하게 된다. ○2분기까지 전 라인업 양산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주요 TV 고객사에 ‘OLED SE(스페셜 에디션)’를 납품하기로 확정했다. 55형 등 주요 사이즈는 이미 양산을 시작했고, 고객사 제품 출시 일정에 맞춰 2분기까지 전 라인업을 양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OLED SE를 처음 공개할 당시 48·55형(인치) 제품만 생산하려 했으나, 고객사 요청에 따라 최근 라인업을 65·77·83형까지 5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OLED는 모든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패널이다. 백라이트를 통해 빛을 비추는 LCD 대비 화질이 선명하고 ‘블랙’ 색상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다. 기존 OLED는 LCD 대비 가격이 2~3배 비쌌으나, LG디스플레이는 OLED SE 가격을 중고가 LCD인 ‘미니LED’(55인치 기준 300달러 안팎)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OLED 대비 30~40% 저렴한 가격이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밝기는 1000니트(1니트는 촛불 한 개 밝기)로 낮췄다. 기존 OLED (1000~2000니트)보다는 낮지만 LCD 700~800니트보다 높아 OLED의 장점을 그대로 보존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고유 장점인 완벽한 블랙 색상, 빠른 응답속도, 넓은 시야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경쟁력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빅스포츠 이벤트 공략LG디스플레이가 보급형 OLED를 선보인 것은, 올해 빅스포츠 이벤트로 TV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메모리를 포함한 반도체는 TV 원가의 15%를 차지해왔지만, 인공지능(AI) 기능 도입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 탑재가 증가하면서 원가 비중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들어 폭등하면서 올해 1분기 TV 가격이 5~10%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보급형 OLED는 TV 업계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TV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패널 가격이 낮아지면 제품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서다. LCD 생산을 장악하며 저가형 TV를 쏟아내고 중국 기업들이랑 경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올해 연달아 열리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스포츠 이벤트 전후로 크고 화질이 좋은 TV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OLED에 대한 선호가 뚜렷한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구매가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TV용 패널은 LG 디스플레이 매출에서 17%를 차지한다. TV 사업까지 본궤도에 오를 경우 LG디스플레이의 턴어라운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5170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4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업계에선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