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코딩 없는 AI 캠프…LG, AI 인재 키운다

입력 2026-02-23 07:43
수정 2026-02-23 08:43


“원래는 의대에 가고 싶었어요. LG AI 캠프에 참여하고 미국에 다녀오면서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지난 2월 5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모인 ‘LG AI 청소년 캠프’ 참가자 100명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LG AI 청소년캠프는 LG가 서울대와 손잡고 진행하는 교육 사회공헌 사업이다. 2박 3일간의 캠프를 진행한 후 5월까지 10주간 서울대 교수진과 대학원생, 대학생 멘토 25명의 멘토링을 받아 AI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도전 과제를 진행한다. 이후 활동 우수자 15명은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빅테크 기업,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견학하고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모여 함께 AI로 문제를 해결한다.

이날 참가한 학생들은 ‘하루 숙제량을 조절해주는 AI’, ‘내면의 나를 찾아주는 AI’, ‘아침 기상을 돕는 AI’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기존의 틀을 깨는 교육 방식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코딩용 노트북은 자취를 감췄고 그 빈자리를 커다란 배경지와 포스트잇, 펜이 대신하며 자유로운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과거 방학마다 열리던 코딩 캠프에서는 파이썬으로 앱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챗GPT로 묻고 답하기가 일상화된 지금 청소년 AI 교육의 방향은 달라졌다.

LG AI 청소년 캠프는 학생들이 직접 주변의 문제를 찾고 팀 단위로 해결 방안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단순히 AI 사용 방법을 배우는 캠프가 아니라 AI 시대에 문제를 발굴하고 협력해 해결해나가는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유준희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코드를 빨리 짜고 경쟁하는 것보다는 일상에서 문제를 발굴해내고 풀어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라며 달라진 AI 교육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신영길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자기가 해결해보고 싶은 일을 발굴해가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G AI 청소년 캠프는 2024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올해는 신영길·유준희·문병로·서봉원·엄현상·유연주·권가진 교수 등 서울대 교수진과 이승연 상명대 교수가 직접 참여해 AI 기초, 비전 AI, 디자인 싱킹, 코딩을 지도했다.

의대 쏠림 현상이 뚜렷한 국내 현실에서 캠프를 통해 참가자들은 다양한 진로를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차혜린(13·여) 3기 참가자는 “인공지능이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데 잘 알고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문제점, 개선방안, 특화된 인공지능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청소년 캠프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원을 통해 AI 인재 양성과 디지털 교육 격차 해소에 힘쓰고 있다. 국내 최초 교육부 정식인가 사내 대학원인 ‘LG AI대학원’도 올해 3월 첫 입학을 앞두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은 “LG의 꿈은 상상을 더 나은 미래로 만들어 모두가 미소 짓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혁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과 인재’가 소중하며 이는 LG가 창립 이래 간직해 온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