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번 만큼 그대로 나갔다

입력 2026-02-06 17:24
수정 2026-02-07 00:57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환율이 고공 행진한 것에 대해 한국은행이 “경상수지 흑자액에 육박하는 해외주식 투자액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6일 2025년 국제수지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해외주식 투자액이 역대 최대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액은 1143억479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4년 421억5660만달러에 비해 약 세 배로 증가했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1230억5380만달러)의 92.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경상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달러가 대부분 해외투자로 다시 나갔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가 유입되면 환율이 하락하는 게 보통이지만 작년엔 해외투자 급증으로 이런 공식이 작동하지 않았다. 지난해 연평균 환율은 달러당 1421원97전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액이 가장 많았다. 통계상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액은 314억달러로 집계됐으나, 자산운용사를 통해 해외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를 산 금액을 포함하면 직간접적인 투자액이 4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국민연금 등 공적 기관의 투자액(407억달러)보다 많은 것으로, 2024년 모든 경제주체의 해외주식 투자 합산액(421억달러)을 웃도는 수준이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해외투자 증가가 외환시장 수급 측면에서 펀더멘털 요인인 경상수지 흑자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환율은 이날도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0전 오른 1469원5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3조3270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상승 압력이 나타났지만 오후 들어 다소 진정되면서 상승폭을 축소했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5일 30억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했다는 소식이 이날 알려진 것도 환율 상승폭 축소에 영향을 줬다.

강진규/남정민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