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현의 코인레이더>는 한 주간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흐름을 짚고, 그 배경을 해설하는 코너입니다. 단순한 시세 나열을 넘어 글로벌 경제 이슈와 투자자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며,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주요 코인1. 비트코인(BTC)
이번 주 비트코인은 브레이크 없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결국 6만달러선까지 하락했습니다. 비트코인이 6만달러선을 기록한 건 2024년 11월 이후 처음인데요. 6일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6만4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우선 주초 하락의 원인으로는 '워시 쇼크'가 거론됐습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매파 성향이 강하다는 케빈 워시가 지명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식었고, 위험자산 전반의 체력이 동시에 소진됐습니다. 비트코인도 그 여파를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결정적인 트리거는 지난 4일(현지시간) 집중됐습니다. 이 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의회 청문회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붕괴하더라도 정부가 개입할 권한이 없다"는 취지로 선을 긋는 발언을 내놨는데요.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부에서도 '정부 차원의 안전망이 없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 겁니다. 결국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비트코인의 낙폭도 확대됐습니다.
여기에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의 경고성 발언이 공포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버리는 지난 2일 서브스택을 통해 "비트코인 하락이 관련 기업 피해로 이어지는 '죽음의 소용돌이'로 번질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비트코인 비축 기업 스트래티지의 자금 조달 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CNBC에 따르면 해당 발언 이후 비트코인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변동성이 확대됐습니다. 이후 지난 5일에도 비트코인이 7만달러선을 이탈하자 버리는 "비트코인이 지난 2022년 약세장 당시와 비슷한 폭락을 겪을 것"이라며 시장 공포심을 더욱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정책 변수로는 미국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CLARITY Act)' 논의가 계속 얽혀 있습니다. 지난 3일 백악관에서 업계와 은행권이 클래리티 법안의 핵심 쟁점인 '스테이블코인 보상' 조항을 두고 논의했지만 뚜렷한 합의엔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에 백악관은 이달 말까지 절충안을 가져오라는 주문을 한 상황입니다. 절차상 상원 은행위원회 통과 및 농업위와 은행위 단일 법안 마련 등 관문이 남아 있고, 이후 상·하원 조율 과정도 필요합니다. 다만 법안의 연내 승인 가능성은 아직 살아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코인셰어즈는 지난해 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 법(GENIUS Act)'가 난관 끝에 통과된 만큼, 클래리티 법 역시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2026년이 중간선거의 해라는 점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입법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가격 전망을 두고는 의견이 갈립니다.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이 6만달러선에서 바닥을 형성한 뒤 상반기 중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번 조정을 상승 사이클 내 되돌림으로 보는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온체인 분석가 아난다 바네르지는 현물 수요가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는 한 6만3000달러에서 6만9000달러 구간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현 구간에서 바닥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2. 이더리움(ETH)
이더리움도 이번 주 큰 폭으로 흔들렸습니다. 비트코인 하락 흐름과 맞물리며 낙폭이 커졌고,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한 주 새 30% 넘게 빠져 2000달러 아래로 밀렸는데요. 6일 현재 1900달러선에서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우선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생태계 지원 목적의 보유 물량 중 일부를 매도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단기 심리에 부담이 실렸습니다. 지난 5일 비탈릭은 이더리움 생태계 지원에 투입하기로 한 1만6384 ETH 중 27.6%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까지 매도된 물량은 약 4521 ETH(993만9000달러)로, 평균 매도가는 2202달러로 파악됩니다. 가치는 약 1000만달러에 달합니다. 매도는 여전히 진행 중인걸로 분석되기 때문에, 추가 매도도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기관 자금 흐름도 여전히 부담 요인입니다. 지난 5일 트레이더T 기준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하루 약 8079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월간 기준 3개월 연속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기관 수요가 뚜렷하게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1700달러대까지도 열어둬야 한다고 보고 있고, 반대로 의미 있는 추세 전환을 논하려면 2300~2400달러 구간 회복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3. 엑스알피(XRP)
엑스알피는 2달러선 아래로 밀린 뒤 반등 탄력이 약해지면서 현재 1달러 초반선까지 밀린 상황입니다. 6일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1.2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이번 하락에는 기술적 구조 붕괴와 온체인 수급 변화가 동시에 겹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선 기술적으로는 핵심 지지선 이탈이 결정적이었다는 해석이 제시됩니다. 지난 5일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엑스알피가 1.60달러 구간을 명확히 이탈하면서 '버텨줄 가격대가 약해졌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짚었습니다. 시장에서는 1달러까지 뚜렷한 매물대가 약한 '에어 포켓' 구간으로 인식될 수 있어, 하락이 시작될 경우 생각보다 빠르게 하방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온체인 지표 상에서도 매도 압력이 확대되는 국면입니다. 크립토퀀트 기준 엑스알피 거래소 보유량이 26억7000만개에서 27억1000만개로 증가했는데요. 통상적으로 변동성 국면에서 거래소 유입이 늘어난 점은 잠재 공급 확대 신호로 읽힙니다. 파생시장에서도 신규 자금 유입보다는 포지션 정리 흐름이 우세하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엑스알피 선물 미결제 약정이 26억1000만달러에서 25억7000만달러로 감소했는데, 반등 동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다만 엑스알피 커뮤니티 심리가 가격과 괴리되는 특징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산티먼트에 따르면 엑스알피는 소셜미디어 상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 훨씬 강한 강세 심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긍정·부정 감성 지수가 이더리움보다 두 배 이상 높았고, 비트코인과 비교하면 170% 이상 높은 수준이었는데요. 이는 단기적으로 매도 압력을 완충할 수 있지만, 반대로 리스크를 과소평가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전망은 대체로 신중론이 우세합니다. 코인데스크는 상승 흐름이 꺾였다는 평가와 함께 극단적 경우 1달러선까지도 열어둘 수 있다고 전망했고, 뉴스BTC 분석가 아유쉬 진달은 1.5320달러 저항 회복 실패 시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이슈 코인1. 도지코인(DOGE)
도지코인도 코인마켓캡 기준 한 주새 20% 넘게 밀리며 0.10달러선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6일 현재도 0.09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이번 주 도지코인이 다시 주목받은 배경으로는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서사가 재점화된 점이 꼽힙니다. 지난 3일 머스크는 X를 통해 스페이스X가 도지코인을 "실제로 달에 보낼 것"이라는 과거 발언을 언급한 게시물에 "아마도 내년쯤(Maybe next year)"이라고 답했는데요. 앞서 해당 게시물에 "Yes"라고 짧게 반응한 데 이어 추가 발언을 남기면서 시장의 관심이 다시 한 번 도지코인으로 쏠렸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머스크 관련 이슈가 여전히 '재료'로는 존재하지만, 가격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스페이스X의 DOGE-1 달 미션이 여러 차례 연기되며 일정이 흔들린 전례가 있고, 이번에도 구체적인 일정이나 실행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약세 채널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됩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게이프는 도지코인이 "2025년 말 이후 고점이 낮아지는 하락 채널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고, 0.11달러 아래로 밀린 뒤 0.108달러 부근 지지 확인 이후에도 반등이 실패하며 0.10달러 핵심 지지선을 다시 시험하는 흐름으로 정리했습니다. 비트코인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 도지코인처럼 심리에 민감한 자산은 매수세가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언급됩니다.
향후 관건은 0.08달러 지지선 방어 여부입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뉴스BTC는 도지코인이 0.080달러 지지선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0.0750달러, 나아가 그 이하까지 급격한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대로 기술적 반등이 나올 경우에는 0.090달러 부근이 1차 저항선으로 꼽히며, 0.0950달러와 하락 추세선이 맞물리는 구간이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저항대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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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shlee@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