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왜 이리 비싸?" 오징어값 급등에…정부, 특단의 조치

입력 2026-02-06 10:02
수정 2026-02-06 10:39

해수온 상승으로 한반도 인근 바다의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하자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원양 조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만 팔아야 한다는 조건으로 해외 먼바다 오징어잡이를 추가 허용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연간 8000톤(t)의 오징어를 더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업체 눈치 볼 상황 아냐”
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조만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동쪽 바다 남서대서양에서 오징어 조업 허가를 늘려주기로 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오징어값이 크게 오르면서 정부가 물량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며 “기업 규모를 따지지 않고 원양 어획을 허용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오징어 확보전에 나선 이유는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연근해 어획량이 빠르게 줄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어업생산동향에 따르면 연근해에 잡힌 오징어는 2021년 6만851t에서 2025년에는 3만976t으로 급감했다. 원양어업으로 확보한 오징어도 같은 기간 6만8301t에서 5만3595t으로 줄었다. 현재 국내 원양조업용 오징어잡이 배 40척이 잡아들이는 양이다.

오징어 수요가 탄탄한 상황에서 어획량이 감소하다 보니 가격은 수년째 상승 일변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연근해 오징어 소매가격은 2022년 1마리당 평균 5659원에서 올해는 7849원까지 올랐다. 원양 오징어도 4046원에서 5000원대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원양어업 회사들의 이권을 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경쟁을 제한했는데 정부가 오징어 수급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정부가 이런저런 눈치 볼 것 없이 당장에 선박을 보내려 한다”고 전했다. ◆동원 세종호 등 4척 투입
새로 투입되는 배는 모두 4척이다. 동원산업의 세종호를 비롯해 남북수산 남북호, 사조오양 제99오양호, 한성기업 준성호 등이다. 이들 선박은 명태나 크릴을 잡고 있는데 남극 지역에 머물러고 있어 오징어 어장과 가까운 크릴조업선 세종호가 가장 먼저 나설 예정이다.

원양 트롤선(저인망 어선)의 오징어 평균 생산량을 감안할 때 1척에 2000t씩 연간 최대 8000t의 오징어를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이 잡아오는 오징어는 다른 나라로 수출하지 않고 전량 국내로 들여오기로 했다. 정부는 원양산업발전법에 따른 공해상 조업 허가를 즉시 내주겠다는 계획이다.

오징어잡이 배를 보낼 지역은 남미의 동해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41 해구다. 러시아 땅보다 넓은 해역으로 영양분이 풍부한 포클랜드 해류와 브라질 해류가 만나 수산자원이 풍부하다. 오징어는 물론 메로, 대구, 새우 등 연간 200만t 규모의 수산물이 잡힌다.

이곳의 특징은 북태평양이나 남태평양과 달리 지역을 총괄 관리하는 지역수산기구(RFMO)가 없다는 것이다. 국제적 조업 쿼터가 없다 보니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다. 중국 등 전세계에서 수백 척의 오징어잡이 배들이 불야성을 이루며 어획전쟁이 벌어지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어선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오징어를 잡아 한국에 수출하는 사례가 허다하다”며 “국내 업체들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어업 활동을 벌여도 괜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FAO 41 해구에 오징어조업선을 추가 투입하면서 어획 히스토리가 생기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만일 미래에 FAO 41 해구 지역수산관리기구(RFMO)가 설립되고 어획량 쿼터가 생긴다면 지금부터 어업 활동을 근거로 더 많은 어획권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식/이선아 기자 bumeran@hankyung.com